노말에이 인터뷰집 『SOS BOOK』. 서점 운영 10년차. 올해 번아웃을 크게 겪고 비슷한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일하고, 또 어떻게 극복하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혼자 또는 소수의 인원으로 일하는 사람들에게 묻기로 했습니다. 서점을 운영하며 알게 된 열세 명의 인터뷰이와 서면으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책을 만들며 무엇보다도 인상 깊었던 건 인터뷰이들의 진심 어린 답변이었습니다. 그들의 마음과 가치관이 얼마나 단단한지를 느낄 수 있었고, 스스로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의 태도에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모두 각기 다른 방식으로 답했지만, 그 안에서 공감하고 배운 것 들이 많다는 점은 같습니다.
번아웃이라는 감정은 사람마다 다르게 찾아온다고 생각합니다. 완전히 지쳐버린 상태일 수도 있고, 이유 없이 느껴지는 피로감이나 일에 대한 무력감일 수도 있습니다. 혹은 그냥 스쳐가는 감정일 수도 있습니다. 번아웃을 겪던 시기 ‘제발 누군가 나를 구해줬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계속 들어 책의 제목을 『SOS BOOK』이라 지었습니다. 이 책이 일과 삶의 균형이 흔들릴 때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인터뷰이
근하 만화가 @geun_hah
김민주 명상의계절 대표 @meditation.season
김보라 피아니스트·피아노에피소드 대표 @piano_episode
김혜리 기업교육 강사
림고 작사가 @rim_ko
박인아 화가·일러스트레이터 @inaparrk
박지연 타투이스트 @artschool_dropout____
배현정 솜프레스 대표·예술가 @som_press @bae_hyunjung_
오수미 디자이너
임혜지 바이꼼 워크룸 대표 @byggomworkroom_official
정사록 그래픽디자이너 @sa.rok.sarok
최현정 제품 디자이너 @wheniwasyoung.kr
추지영 일러스트레이터 @0choo
책속의 문장
가능하다면 지금처럼 일하고 싶어요. 빨리 가기보다 오래가는 방식을 선호합니다. 스스로의 속도를 지키는 게 결국 가장 효율적이라는 걸 지난 몇 년 동안 배웠어요. 작업의 양보다 리듬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에너지가 몰리는 시기엔 몰입해서 쓰고, 잠시 비워야 할 땐 과감히 멈춥니다. 이런 흐름을 받아들이면서 일에 대한 지속력이 생겼습니다. 지금의 방식은 제가 만든 리듬 위에서 일과 삶이 자연스럽게 섞여 있는 상태예요. 균형이 무너지지 않는 한, 이 속도로 계속 가고 싶습니다. -15p 림고(작사가)
할 수 있는 방법을 다 동원해도 소용이 없을 때가 있어요. 그냥 자책하거나 괴로워하다가 시간이 가는 것 같아요. 그 과정들을 어떻게 지나왔나 생각해보면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인정하면서 돌파해 나간 것 같아요. -35p 최현정 (제품 디자이너)
모든 것이 괴롭고 힘들게 느껴질 때는 지금 내가 가진 것들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스스로 상기하려고 합니다. 때로는 제 삶을 조금 더 로맨틱하게 바라보려는 시도를 하기도 합니다. 저를 제3자처럼, 타인이라 생각하고 제가 겪는 일을 돌아보면, 사실 별로 큰일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이며 다시 하루를 이어갑니다. -49p 박지연(타투이스트)
내가 선택할 수 있다는 ‘자유로움’과 그에 따른 모든 결과를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이 공존합니다. 기대하지 않은 결과가 나올 때 그 기분이 화살이 되어 나에게 쏟아지는데 그때 마음이 참 힘들어요. 좋아서 시작한 일인데 결과를 너무 무겁게 받아들이는 것 같아 스스로도 속상할 때가 많습니다. 이제는 그런 순간들에 연연하지 않고 흘려 보내려 하는데 여전히 어려워요. ‘자유로움’과 ‘부담감’ 사이에서 스스로 균형을 잡아야 하는데 혼자 일하는 사람들은 이 부분 이 가장 어려운 게 아닐까 생각해요 - 124p 임혜지(바이꼼 워크룸 대표)
저는 일과 삶의 경계를 분명히 하는 것이 더 나은 결과로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일을 하면서 일정 수준의 압박감과 스트레스를 항상 받는 편이기 때문에, 일하지 않는 시간에까지 일을 생각하거나 업무를 이어가는 것은 정신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의식적으로 일과 삶의 경계를 나누려고 노력합니다. 정해진 업무 시간이 끝나면 가능한 일 생각을 내려놓고 이완의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해요. ‘지금 잘 쉬면서 에너지를 비축해야 다음날 일을 잘할 수 있다’고 스스로에게 강조합니다. 이렇게 노력하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마음처럼 일과 삶이 완벽하게 분리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일과 삶의 경계가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에 일과 삶을 구분하려는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 137p 김혜리(기업교육 강사)
보고를 위한 불필요한 작업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넘어, ‘하고 싶은 일’을 직접 선택해 추진할 수 있다는 점도 좋아요. 반면 소수 인원으로 운영되다 보니 다양한 잡무를 함께 처리해야 한다는 점은 단점이에요. 그래서 가끔은 디자인에만 온전히 집중하기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150p 오수미(디자이너)
타인과 함께 하기로 한 일은 일단 시작했다면 손해를 보더라도 잘 마무리하는 것을 가장 우선합니다. 그래서 외주작업이나 협업의 경우는 고민을 많이 하고 결정하는 편입니다. 개인 작업은 ‘굴러가게 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집요하게 파고드는 것도 좋지만, 조금 모자라고 엉성하더라도 일정 시점마다 마무리 짓고 다음으로 넘어가려고 합니다. 매듭지어야만 다음에 필요한 부분을 알 수 있다고 생각해서요. -164p 추지영(일러스트레이터)











노말에이 인터뷰집 『SOS BOOK』. 서점 운영 10년차. 올해 번아웃을 크게 겪고 비슷한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일하고, 또 어떻게 극복하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혼자 또는 소수의 인원으로 일하는 사람들에게 묻기로 했습니다. 서점을 운영하며 알게 된 열세 명의 인터뷰이와 서면으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책을 만들며 무엇보다도 인상 깊었던 건 인터뷰이들의 진심 어린 답변이었습니다. 그들의 마음과 가치관이 얼마나 단단한지를 느낄 수 있었고, 스스로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의 태도에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모두 각기 다른 방식으로 답했지만, 그 안에서 공감하고 배운 것 들이 많다는 점은 같습니다.
번아웃이라는 감정은 사람마다 다르게 찾아온다고 생각합니다. 완전히 지쳐버린 상태일 수도 있고, 이유 없이 느껴지는 피로감이나 일에 대한 무력감일 수도 있습니다. 혹은 그냥 스쳐가는 감정일 수도 있습니다. 번아웃을 겪던 시기 ‘제발 누군가 나를 구해줬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계속 들어 책의 제목을 『SOS BOOK』이라 지었습니다. 이 책이 일과 삶의 균형이 흔들릴 때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인터뷰이
근하 만화가 @geun_hah
김민주 명상의계절 대표 @meditation.season
김보라 피아니스트·피아노에피소드 대표 @piano_episode
김혜리 기업교육 강사
림고 작사가 @rim_ko
박인아 화가·일러스트레이터 @inaparrk
박지연 타투이스트 @artschool_dropout____
배현정 솜프레스 대표·예술가 @som_press @bae_hyunjung_
오수미 디자이너
임혜지 바이꼼 워크룸 대표 @byggomworkroom_official
정사록 그래픽디자이너 @sa.rok.sarok
최현정 제품 디자이너 @wheniwasyoung.kr
추지영 일러스트레이터 @0choo
책속의 문장
가능하다면 지금처럼 일하고 싶어요. 빨리 가기보다 오래가는 방식을 선호합니다. 스스로의 속도를 지키는 게 결국 가장 효율적이라는 걸 지난 몇 년 동안 배웠어요. 작업의 양보다 리듬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에너지가 몰리는 시기엔 몰입해서 쓰고, 잠시 비워야 할 땐 과감히 멈춥니다. 이런 흐름을 받아들이면서 일에 대한 지속력이 생겼습니다. 지금의 방식은 제가 만든 리듬 위에서 일과 삶이 자연스럽게 섞여 있는 상태예요. 균형이 무너지지 않는 한, 이 속도로 계속 가고 싶습니다. -15p 림고(작사가)
할 수 있는 방법을 다 동원해도 소용이 없을 때가 있어요. 그냥 자책하거나 괴로워하다가 시간이 가는 것 같아요. 그 과정들을 어떻게 지나왔나 생각해보면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인정하면서 돌파해 나간 것 같아요. -35p 최현정 (제품 디자이너)
모든 것이 괴롭고 힘들게 느껴질 때는 지금 내가 가진 것들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스스로 상기하려고 합니다. 때로는 제 삶을 조금 더 로맨틱하게 바라보려는 시도를 하기도 합니다. 저를 제3자처럼, 타인이라 생각하고 제가 겪는 일을 돌아보면, 사실 별로 큰일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이며 다시 하루를 이어갑니다. -49p 박지연(타투이스트)
내가 선택할 수 있다는 ‘자유로움’과 그에 따른 모든 결과를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이 공존합니다. 기대하지 않은 결과가 나올 때 그 기분이 화살이 되어 나에게 쏟아지는데 그때 마음이 참 힘들어요. 좋아서 시작한 일인데 결과를 너무 무겁게 받아들이는 것 같아 스스로도 속상할 때가 많습니다. 이제는 그런 순간들에 연연하지 않고 흘려 보내려 하는데 여전히 어려워요. ‘자유로움’과 ‘부담감’ 사이에서 스스로 균형을 잡아야 하는데 혼자 일하는 사람들은 이 부분 이 가장 어려운 게 아닐까 생각해요 - 124p 임혜지(바이꼼 워크룸 대표)
저는 일과 삶의 경계를 분명히 하는 것이 더 나은 결과로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일을 하면서 일정 수준의 압박감과 스트레스를 항상 받는 편이기 때문에, 일하지 않는 시간에까지 일을 생각하거나 업무를 이어가는 것은 정신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의식적으로 일과 삶의 경계를 나누려고 노력합니다. 정해진 업무 시간이 끝나면 가능한 일 생각을 내려놓고 이완의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해요. ‘지금 잘 쉬면서 에너지를 비축해야 다음날 일을 잘할 수 있다’고 스스로에게 강조합니다. 이렇게 노력하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마음처럼 일과 삶이 완벽하게 분리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일과 삶의 경계가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에 일과 삶을 구분하려는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 137p 김혜리(기업교육 강사)
보고를 위한 불필요한 작업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넘어, ‘하고 싶은 일’을 직접 선택해 추진할 수 있다는 점도 좋아요. 반면 소수 인원으로 운영되다 보니 다양한 잡무를 함께 처리해야 한다는 점은 단점이에요. 그래서 가끔은 디자인에만 온전히 집중하기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150p 오수미(디자이너)
타인과 함께 하기로 한 일은 일단 시작했다면 손해를 보더라도 잘 마무리하는 것을 가장 우선합니다. 그래서 외주작업이나 협업의 경우는 고민을 많이 하고 결정하는 편입니다. 개인 작업은 ‘굴러가게 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집요하게 파고드는 것도 좋지만, 조금 모자라고 엉성하더라도 일정 시점마다 마무리 짓고 다음으로 넘어가려고 합니다. 매듭지어야만 다음에 필요한 부분을 알 수 있다고 생각해서요. -164p 추지영(일러스트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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