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시작될 때, 여름이 끝날 때 떠오르는 이미지와 기억들
보스토크 매거진 이번호에서는 여름의 시작을 실감할 때, 여름의 끝을 예감할 때 아른거리는 이미지들을 사진과 글로 붙잡고 바라보고자 합니다. ‘여름의 시작, 여름의 끝’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사진 작업을 선별하고, 필자들에게 에세이와 픽션을 써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책장을 넘기면 모든 생명이 자라는 계절처럼 맑고 활기찬 기운이 전해지는 풍경들부터 끝이 보이지 않는 열대야를 견디듯이 일상을 버티는 시간들, 눈부셨던 절정도 언젠가 꺾이고 결국 끝에 이른다는 걸 예감하는 마음들까지 만날 수 있습니다.
때로 청량하게, 때로 음울하게 다채롭게 변주되는 여름
태양이 높아질수록 더 많은 곳에 빛이 깃듭니다. 태양이 강해질수록 빛과 그림자는 더 또렷해집니다. 태양이 길어질수록 빛의 질감은 다채로워집니다. 그 태양 아래에서 파도는 더 파랗게, 나뭇잎은 더 푸르게 반짝입니다. 그렇게 여름과 닿은 모든 사물과 풍경은 제 빛깔보다 더 빛나게 됩니다. 계절이 주는 풍부한 빛과 선명한 색감 때문인지 사진가들은 여름에 더 바빠집니다. 여름의 빛과 색부터 여름의 공기, 여름의 밀도, 여름의 질감, 여름의 열기까지 그 모든 것이 사진가의 눈을 자극하기에 충분합니다.
모든 것들이 저마다 절정에 이르는 여름에는 들뜬 흥분과 에너지가 감돌기에, 또 그 고조된 열기마저도 결국 식어가고 사라질 것을 예고하기에 작업자들에게 영감을 주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이번호에서 그렇게 여름에 영감을 받은 시작된 사진과 글들, 여름을 감각적으로 그린 이미지와 문장들, 여름이라는 시공간에서 펼쳐지는 사진 작업과 에세이, 픽션을 만날 수 있습니다.
잡지를 여는 프랑스의 사진가 로맹 파르르의 화보와 독일 사진가 베른하르트 랑의 화보에서는 여름에만 볼 수 있는 강렬한 빛과 색이 우리의 눈을 사로잡습니다. 이어지는 화보에서는 여름과 함께 자라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스벤 야콥센, 한승무, 알랭 라보일, 세 작가의 사진 속에서 마음껏 뛰고 웃는 아이들의 얼굴을 바라보며 모든 것이 성장하는 여름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비비안 사센의 화보에서 사진가와 모델이 주고받는 눈짓과 몸짓은 여름의 열기와 관능을 닮아 있고, 이강혁의 사진 작업에서 펼쳐지는 ‘마계’라는 독특한 세계관을 바라보면 결코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여름밤이 떠오릅니다.
루크 스티브슨, 김승구, 훌리오 비텡코르트 세 작가의 화보에서는 여름마다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어떤 장면들을 눈앞에 가져옵니다. 여름 해변의 아이스크림, 장마철의 한강공원, 대형수영장 속의 수많은 인파들까지, 익숙하지만 그동안 제대로 바라본 적 없는 장면은 우리의 주변 풍경과 삶의 양태를 다시 생각해보게 만듭니다. 마지막으로 밤에 핀 꽃과 빈 침대의 모습이 교차되는 가레스 매코널의 화보와 극지방의 여름과 겨울을 함께 볼 수 있는 에릭 존슨의 화보는 계절의 변화와 시간의 경과 그리고 소멸에 관해서 사유하게 합니다.
텍스트 파트에서는 김선오, 권누리, 이반지하, 한정원, 강성은 다섯 명의 필자가 참여해 여름에 관한 생각과 기억을 독자들과 나눕니다. 그들이 시작을 기다렸던 어떤 여름, 끝나기만을 바랐던 어느 여름 등 그들에게 깊고 선명하게 남은 ‘여름들’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한편 연재 코너 ‘영화의 장소들’에서는 스크린 속에 나타나는 공원에 관해서 흥미로운 통찰을 제시하는 영화평론가 유운성의 사유를 따라갑니다. 그리고 동시대 시각예술을 재탐색하는 새연재 ‘일시정지’에서는 최근 주목받는 ‘몰입형 전시’에 관해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비평가 서동진의 예리한 시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밝고 경쾌한 분위기로 여름을 묘사한 사진과 글로 이번호가 채워질 것을 내심 기대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결코 그럴 수만은 없다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여름의 낮과 빛이 아무리 화려하다고 해도 밤과 그림자를 모두 감출 수는 없고, 그렇게 공존하는 밝음과 어둠을 동시에 바라보는 이들이 존재한다는 걸 이번호에 실린 사진과 글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때로 청량한 장조로 때로 음울한 단조로 여름을 연주하는 사진과 글을 통해서 한 계절이 지닌 다양한 음색과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여름이 시작될 때, 여름이 끝날 때 떠오르는 이미지와 기억들
보스토크 매거진 이번호에서는 여름의 시작을 실감할 때, 여름의 끝을 예감할 때 아른거리는 이미지들을 사진과 글로 붙잡고 바라보고자 합니다. ‘여름의 시작, 여름의 끝’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사진 작업을 선별하고, 필자들에게 에세이와 픽션을 써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책장을 넘기면 모든 생명이 자라는 계절처럼 맑고 활기찬 기운이 전해지는 풍경들부터 끝이 보이지 않는 열대야를 견디듯이 일상을 버티는 시간들, 눈부셨던 절정도 언젠가 꺾이고 결국 끝에 이른다는 걸 예감하는 마음들까지 만날 수 있습니다.
때로 청량하게, 때로 음울하게 다채롭게 변주되는 여름
태양이 높아질수록 더 많은 곳에 빛이 깃듭니다. 태양이 강해질수록 빛과 그림자는 더 또렷해집니다. 태양이 길어질수록 빛의 질감은 다채로워집니다. 그 태양 아래에서 파도는 더 파랗게, 나뭇잎은 더 푸르게 반짝입니다. 그렇게 여름과 닿은 모든 사물과 풍경은 제 빛깔보다 더 빛나게 됩니다. 계절이 주는 풍부한 빛과 선명한 색감 때문인지 사진가들은 여름에 더 바빠집니다. 여름의 빛과 색부터 여름의 공기, 여름의 밀도, 여름의 질감, 여름의 열기까지 그 모든 것이 사진가의 눈을 자극하기에 충분합니다.
모든 것들이 저마다 절정에 이르는 여름에는 들뜬 흥분과 에너지가 감돌기에, 또 그 고조된 열기마저도 결국 식어가고 사라질 것을 예고하기에 작업자들에게 영감을 주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이번호에서 그렇게 여름에 영감을 받은 시작된 사진과 글들, 여름을 감각적으로 그린 이미지와 문장들, 여름이라는 시공간에서 펼쳐지는 사진 작업과 에세이, 픽션을 만날 수 있습니다.
잡지를 여는 프랑스의 사진가 로맹 파르르의 화보와 독일 사진가 베른하르트 랑의 화보에서는 여름에만 볼 수 있는 강렬한 빛과 색이 우리의 눈을 사로잡습니다. 이어지는 화보에서는 여름과 함께 자라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스벤 야콥센, 한승무, 알랭 라보일, 세 작가의 사진 속에서 마음껏 뛰고 웃는 아이들의 얼굴을 바라보며 모든 것이 성장하는 여름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비비안 사센의 화보에서 사진가와 모델이 주고받는 눈짓과 몸짓은 여름의 열기와 관능을 닮아 있고, 이강혁의 사진 작업에서 펼쳐지는 ‘마계’라는 독특한 세계관을 바라보면 결코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여름밤이 떠오릅니다.
루크 스티브슨, 김승구, 훌리오 비텡코르트 세 작가의 화보에서는 여름마다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어떤 장면들을 눈앞에 가져옵니다. 여름 해변의 아이스크림, 장마철의 한강공원, 대형수영장 속의 수많은 인파들까지, 익숙하지만 그동안 제대로 바라본 적 없는 장면은 우리의 주변 풍경과 삶의 양태를 다시 생각해보게 만듭니다. 마지막으로 밤에 핀 꽃과 빈 침대의 모습이 교차되는 가레스 매코널의 화보와 극지방의 여름과 겨울을 함께 볼 수 있는 에릭 존슨의 화보는 계절의 변화와 시간의 경과 그리고 소멸에 관해서 사유하게 합니다.
텍스트 파트에서는 김선오, 권누리, 이반지하, 한정원, 강성은 다섯 명의 필자가 참여해 여름에 관한 생각과 기억을 독자들과 나눕니다. 그들이 시작을 기다렸던 어떤 여름, 끝나기만을 바랐던 어느 여름 등 그들에게 깊고 선명하게 남은 ‘여름들’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한편 연재 코너 ‘영화의 장소들’에서는 스크린 속에 나타나는 공원에 관해서 흥미로운 통찰을 제시하는 영화평론가 유운성의 사유를 따라갑니다. 그리고 동시대 시각예술을 재탐색하는 새연재 ‘일시정지’에서는 최근 주목받는 ‘몰입형 전시’에 관해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비평가 서동진의 예리한 시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밝고 경쾌한 분위기로 여름을 묘사한 사진과 글로 이번호가 채워질 것을 내심 기대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결코 그럴 수만은 없다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여름의 낮과 빛이 아무리 화려하다고 해도 밤과 그림자를 모두 감출 수는 없고, 그렇게 공존하는 밝음과 어둠을 동시에 바라보는 이들이 존재한다는 걸 이번호에 실린 사진과 글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때로 청량한 장조로 때로 음울한 단조로 여름을 연주하는 사진과 글을 통해서 한 계절이 지닌 다양한 음색과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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