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간 써온 중고 카메라(Canon AE-1)에 하자가 생겼다. 사진에 빛 침투 현상이 일어나 한쪽 면이 길고 굵게 발색된 것처럼 하얘진다. 누군가는 ‘하자’라고 여길 그 결과물들로 <하자>를 엮었다. 하자를 특별함으로 여겨줄 사람, 예측 불가능성이 빚어낸 변수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사람들과 함께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어느 누군가에게 닿아 Let’s do it으로 발현했으면 하는 작은 바람도 담았다.
책속에서
사진관에 필름을 맡기면 메일로 스캔 파일을 보내주는데, 어느 날 이런 메일이 왔다. ”필름 하단에 빛이 들어가서 사진 색상이 틀어졌습니다. 카메라 뒷면 케이스가 깨져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익히 알고 있던 사실이었다. 깨진 건 아니고 무슨 고무 패킹에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사진 아래에 가로로 길고 굵은 빛 침투 현상이 묻어난다. 모든 사진이 그런 건 아니다. 언제 그런 현상이 일어나는지는 알 수 없다. 사진을 다 찍고 결과를 받아보고 나서야 ‘아, 빛이 들어왔구나’ 할 뿐. 맞다. 내 카메라에는 하자가 있다. 그래서 특별하다. 필름 사진의 매력은 시간 차에서 비롯되는 설렘에서 나온다. 현재를 담을 때는 ‘어떻게 나올까’ 하며 미래를 그리고, 결과를 볼 때는 ‘그때 그랬지’ 하며 과거를 추억한다. <하자>는 그 시간들에 묻어 아름다운 작품으로 기록된 변수다. 내가 붙잡은 찰나에 어떤 변수가 일어날지, 찍을 때는 알 수 없다. 내게 닥친 시련이 미래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오늘은 알 수 없는 것처럼.
수년 간 써온 중고 카메라(Canon AE-1)에 하자가 생겼다. 사진에 빛 침투 현상이 일어나 한쪽 면이 길고 굵게 발색된 것처럼 하얘진다. 누군가는 ‘하자’라고 여길 그 결과물들로 <하자>를 엮었다. 하자를 특별함으로 여겨줄 사람, 예측 불가능성이 빚어낸 변수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사람들과 함께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어느 누군가에게 닿아 Let’s do it으로 발현했으면 하는 작은 바람도 담았다.
책속에서
사진관에 필름을 맡기면 메일로 스캔 파일을 보내주는데, 어느 날 이런 메일이 왔다. ”필름 하단에 빛이 들어가서 사진 색상이 틀어졌습니다. 카메라 뒷면 케이스가 깨져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익히 알고 있던 사실이었다. 깨진 건 아니고 무슨 고무 패킹에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사진 아래에 가로로 길고 굵은 빛 침투 현상이 묻어난다. 모든 사진이 그런 건 아니다. 언제 그런 현상이 일어나는지는 알 수 없다. 사진을 다 찍고 결과를 받아보고 나서야 ‘아, 빛이 들어왔구나’ 할 뿐. 맞다. 내 카메라에는 하자가 있다. 그래서 특별하다. 필름 사진의 매력은 시간 차에서 비롯되는 설렘에서 나온다. 현재를 담을 때는 ‘어떻게 나올까’ 하며 미래를 그리고, 결과를 볼 때는 ‘그때 그랬지’ 하며 과거를 추억한다. <하자>는 그 시간들에 묻어 아름다운 작품으로 기록된 변수다. 내가 붙잡은 찰나에 어떤 변수가 일어날지, 찍을 때는 알 수 없다. 내게 닥친 시련이 미래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오늘은 알 수 없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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