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첫 번째 집에 사는 25년 동안 방 없이 살았다. 한 살부터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내 방이 없었다는 말을 하면 사람들은 대개 놀랐다. 그러나 방이 없는 생활은 힘들고 슬픈 동시에 기쁘고 즐거운 모든 감정을 내게 알려줬다.
이 책은 오랜 세월 자신의 방이 없었던 이가 자신만의 방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머물렀던 사람, 머물다 떠난 사람, 차마 오지 못한 사람들이 그의 방에 짙은 흔적을 남겼다. 그 흔적이 쌓이고 쌓여 그의 방은 사면이 어둠으로 둘러싸여 있었지만, 그는 어둠에 머물러 있지 않고 창을 내어 빛을 들인다. 그렇게 어둠 속에서 용케도 빛을 찾아낸다. 결국 이 이야기는 물리적인 공간으로써의 ‘방’을 넘어, ‘마음의 방’을 구축해 나가는 견고한 여정이다.
추천 글
단지 기억력만 좋은 사람에겐 ‘어쩜 저런 것까지 떠올릴까?’ 위주의 반응이 따라올 뿐이다. 한편 좋은 작가는 세세히 언급한다는 수준을 넘어선다. 다시 말해 좋은 작가란 타인들이 작가의 기록을 접하는 동안 미처 생각하지 못한 기억과 감정을 스스로 마주할 수 있게, 작품마다 사색의 공간을 창출해낸다. 그런 맥락에서 지혜는 본 책에서 인간에게 ‘마음의 고향’이란 과연 무엇일까 묻는 여정을 통해, 독자 개개인이 고유한 마음의 고향을 생생히 곱씹어 보고 삶과 죽음의 의미를 되물을 수 있도록 ‘사색의 극장’을 마련한다. 작가는 본인이 체험한 세 번의 이사, 세 곳의 집, 세 사람의 죽음을 바탕으로 마음의 고향을 단일한 형태로 확정 짓지 않은 채 꾸준히 탐색해온 나날들을 페이지마다 상영한다.
이 극장에 마음이 동하는 이유는, 삶이란 본디 어떻다고 확언할 수 없다는 작가의 경계심 스민 문장들이, 나와 타자를 좀 더 다채로이 읽어보고픈 의욕의 불씨를 지펴주기 때문이다. ‘존재란 한 가지 표현에 정착하자마자 이내 다른 표현을 기다린다’는 가스통 바슐라르의 철학에 가닿은 지혜의 기록하기 덕분에, 나는 고백할 수 있다.
기쁨과 슬픔, 고통과 즐거움, 좋음과 싫음, 행복과 불행 등 삶을 이루는 서로 상반된 요소가 분리됨 없이 나란히 찾아올 수 있다는 지혜의 시야에 힘입어, 뭘 해도 뾰로통한 요즘 삶이 주는 오묘함에 대해 다시금 흥미를 느끼게 됐음을. 아울러 내가 속한 세계를 향해 여전히 궁금증이 생김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지혜의 태도로 말미암아, 어제보단 한 뼘 더 확장된 마음으로 내일의 삶을 들여다보고 겪어볼 용기를 품게 됐음을.
_김신식·감정사회학자
작가 소개
지혜
평범한 장면에 한 번 더 눈길이 갑니다.
지혜는 1993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받은 카메라로 주변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이후 관찰하는 도구로 핸드폰을 사용해 사진과 영상을 찍고 글을 쓰는 생활을 이어 나가고 있다. 평범하게 지나가는 일상이 모여 사람을 울고 웃게 만든다는 점에서 기록이 지닌 힘을 믿고 있다. 매일 만나는 풍경과 사람들, 함께 나눈 대화가 삶에 어떤 모습으로 기여하는지, 기록하는 삶으로 이야기한다.
편집숍 오브젝트, 엽서 도서관 포셋 브랜드 에디터로 일했으며 「매일이 그렇듯」 개인 전시를 열었다. 출간 도서로는 「내가 놓친 게 있다면」, 「생활메모집 시리즈」가 있다.
나는 첫 번째 집에 사는 25년 동안 방 없이 살았다. 한 살부터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내 방이 없었다는 말을 하면 사람들은 대개 놀랐다. 그러나 방이 없는 생활은 힘들고 슬픈 동시에 기쁘고 즐거운 모든 감정을 내게 알려줬다.
이 책은 오랜 세월 자신의 방이 없었던 이가 자신만의 방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머물렀던 사람, 머물다 떠난 사람, 차마 오지 못한 사람들이 그의 방에 짙은 흔적을 남겼다. 그 흔적이 쌓이고 쌓여 그의 방은 사면이 어둠으로 둘러싸여 있었지만, 그는 어둠에 머물러 있지 않고 창을 내어 빛을 들인다. 그렇게 어둠 속에서 용케도 빛을 찾아낸다. 결국 이 이야기는 물리적인 공간으로써의 ‘방’을 넘어, ‘마음의 방’을 구축해 나가는 견고한 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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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기억력만 좋은 사람에겐 ‘어쩜 저런 것까지 떠올릴까?’ 위주의 반응이 따라올 뿐이다. 한편 좋은 작가는 세세히 언급한다는 수준을 넘어선다. 다시 말해 좋은 작가란 타인들이 작가의 기록을 접하는 동안 미처 생각하지 못한 기억과 감정을 스스로 마주할 수 있게, 작품마다 사색의 공간을 창출해낸다. 그런 맥락에서 지혜는 본 책에서 인간에게 ‘마음의 고향’이란 과연 무엇일까 묻는 여정을 통해, 독자 개개인이 고유한 마음의 고향을 생생히 곱씹어 보고 삶과 죽음의 의미를 되물을 수 있도록 ‘사색의 극장’을 마련한다. 작가는 본인이 체험한 세 번의 이사, 세 곳의 집, 세 사람의 죽음을 바탕으로 마음의 고향을 단일한 형태로 확정 짓지 않은 채 꾸준히 탐색해온 나날들을 페이지마다 상영한다.
이 극장에 마음이 동하는 이유는, 삶이란 본디 어떻다고 확언할 수 없다는 작가의 경계심 스민 문장들이, 나와 타자를 좀 더 다채로이 읽어보고픈 의욕의 불씨를 지펴주기 때문이다. ‘존재란 한 가지 표현에 정착하자마자 이내 다른 표현을 기다린다’는 가스통 바슐라르의 철학에 가닿은 지혜의 기록하기 덕분에, 나는 고백할 수 있다.
기쁨과 슬픔, 고통과 즐거움, 좋음과 싫음, 행복과 불행 등 삶을 이루는 서로 상반된 요소가 분리됨 없이 나란히 찾아올 수 있다는 지혜의 시야에 힘입어, 뭘 해도 뾰로통한 요즘 삶이 주는 오묘함에 대해 다시금 흥미를 느끼게 됐음을. 아울러 내가 속한 세계를 향해 여전히 궁금증이 생김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지혜의 태도로 말미암아, 어제보단 한 뼘 더 확장된 마음으로 내일의 삶을 들여다보고 겪어볼 용기를 품게 됐음을.
_김신식·감정사회학자
작가 소개
지혜
평범한 장면에 한 번 더 눈길이 갑니다.
지혜는 1993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받은 카메라로 주변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이후 관찰하는 도구로 핸드폰을 사용해 사진과 영상을 찍고 글을 쓰는 생활을 이어 나가고 있다. 평범하게 지나가는 일상이 모여 사람을 울고 웃게 만든다는 점에서 기록이 지닌 힘을 믿고 있다. 매일 만나는 풍경과 사람들, 함께 나눈 대화가 삶에 어떤 모습으로 기여하는지, 기록하는 삶으로 이야기한다.
편집숍 오브젝트, 엽서 도서관 포셋 브랜드 에디터로 일했으며 「매일이 그렇듯」 개인 전시를 열었다. 출간 도서로는 「내가 놓친 게 있다면」, 「생활메모집 시리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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