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길 저런 길, 세상의 많고 많은 길을 찾아 떠나는 기행 에세이 시리즈.
국내 539개 테마길 위주로 다녀온 그곳에서
발걸음과 시선을 붙잡은 것들, 마주친 기억들을 친구에게 수다 떨듯 담았습니다.
손바닥 사이즈의 가벼운 책을 한 손에 들고 후루룩- 페이지를 넘길수록
한 걸음 두 걸음 지나치는 길의 풍경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세상엔 별의별 길이 있어요. 이를테면, 눈치보지마시개길, 허밍웨이길, 흥부놀부길, 철새나그네길, 얼쑤옛길, 몰래길, 명언읽고가시길… 이것은 일부에 불과하죠. 한국 둘레길 여행 관광 사이트 '두루누비'에 따르면, 우리나라엔 539개의 테마 길이 있다고. 539개! 비공식적인 것까지 합치면 아마 그보다 더 많겠죠. 걸어도 걸어도 끝이 없겠네… 온 세상 어린이들 다 만나고 올지도…?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두근두근, 안에선 모험심이 퍼져나갔습니다.
그래서 다녀온 첫 번째 그곳은 바로, 순천 무소유길. 길 곳곳에서 무소유!무소유! 정신을 가득 담은 법정스님의 말씀들을 지나쳐 영화 <헤어질 결심>속 숨은 배경들을 만날 수 있는 송광사까지 차근차근 걸어보았습니다. 자, 그럼 출발해볼까요?
쓰는 사람 맨발
주로 프리랜서 콘텐츠 에디터, 발효카페 스태프
쉴 때는 걷는 사람
참고로 숲길등산지도사 자격 보유
책 속의 문장
p.5 버스로는 한 시간 반 남짓. 어차피 종점에서 내린다면 그대로 쭉 졸아도 될 테지만, 나는 내내 깨어있는 편이 좋다. 버스에 앉아 이동하는 동안 우리는 그 어떤 것도 집중해서 들여다볼 필요가 없고, 흘려보낸다 한들 전혀 상관없기 때문이다.
p.19 물건은 말을 할 수 없다. 하지만 오랜 물건은 때때로 말을 한다. 한 사람의 테두리에 맞춰 패인 자국만큼 물건과 사람이 서로 길들여졌다든지, 한 시절의 다짐이나 좋아했던 마음이 들춰지기도 하고, 혹은 그냥 존재만으로도 안도감을 전한다. 물건의 관록이 발휘되는 순간들. 그래서 어떤 물건은 버리기로 마음먹는 일을 계속 미루기도 한다.
p.23 영화 <헤어질 결심>. 두 주인공이 커다란 법고를 사이에 두고 마주선 장면을 기억하는지? 그 장면 속 절이 바로 송광사다. (…)서래와 해준의 흔적을 찾아 그곳이 여긴가, 하며 대웅전과 이런저런 법당에 기웃, 그들이 서있었을 법한 계단에도 기웃, 어느 처마 아래서 괜히 핸드크림도 손에 슥슥 발라본다(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뭔지 알 텐데). 와중에 핸드크림 향이 좋네, 신나네…






이런 길 저런 길, 세상의 많고 많은 길을 찾아 떠나는 기행 에세이 시리즈.
국내 539개 테마길 위주로 다녀온 그곳에서
발걸음과 시선을 붙잡은 것들, 마주친 기억들을 친구에게 수다 떨듯 담았습니다.
손바닥 사이즈의 가벼운 책을 한 손에 들고 후루룩- 페이지를 넘길수록
한 걸음 두 걸음 지나치는 길의 풍경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세상엔 별의별 길이 있어요. 이를테면, 눈치보지마시개길, 허밍웨이길, 흥부놀부길, 철새나그네길, 얼쑤옛길, 몰래길, 명언읽고가시길… 이것은 일부에 불과하죠. 한국 둘레길 여행 관광 사이트 '두루누비'에 따르면, 우리나라엔 539개의 테마 길이 있다고. 539개! 비공식적인 것까지 합치면 아마 그보다 더 많겠죠. 걸어도 걸어도 끝이 없겠네… 온 세상 어린이들 다 만나고 올지도…?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두근두근, 안에선 모험심이 퍼져나갔습니다.
그래서 다녀온 첫 번째 그곳은 바로, 순천 무소유길. 길 곳곳에서 무소유!무소유! 정신을 가득 담은 법정스님의 말씀들을 지나쳐 영화 <헤어질 결심>속 숨은 배경들을 만날 수 있는 송광사까지 차근차근 걸어보았습니다. 자, 그럼 출발해볼까요?
쓰는 사람 맨발
주로 프리랜서 콘텐츠 에디터, 발효카페 스태프
쉴 때는 걷는 사람
참고로 숲길등산지도사 자격 보유
책 속의 문장
p.5 버스로는 한 시간 반 남짓. 어차피 종점에서 내린다면 그대로 쭉 졸아도 될 테지만, 나는 내내 깨어있는 편이 좋다. 버스에 앉아 이동하는 동안 우리는 그 어떤 것도 집중해서 들여다볼 필요가 없고, 흘려보낸다 한들 전혀 상관없기 때문이다.
p.19 물건은 말을 할 수 없다. 하지만 오랜 물건은 때때로 말을 한다. 한 사람의 테두리에 맞춰 패인 자국만큼 물건과 사람이 서로 길들여졌다든지, 한 시절의 다짐이나 좋아했던 마음이 들춰지기도 하고, 혹은 그냥 존재만으로도 안도감을 전한다. 물건의 관록이 발휘되는 순간들. 그래서 어떤 물건은 버리기로 마음먹는 일을 계속 미루기도 한다.
p.23 영화 <헤어질 결심>. 두 주인공이 커다란 법고를 사이에 두고 마주선 장면을 기억하는지? 그 장면 속 절이 바로 송광사다. (…)서래와 해준의 흔적을 찾아 그곳이 여긴가, 하며 대웅전과 이런저런 법당에 기웃, 그들이 서있었을 법한 계단에도 기웃, 어느 처마 아래서 괜히 핸드크림도 손에 슥슥 발라본다(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뭔지 알 텐데). 와중에 핸드크림 향이 좋네, 신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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