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책은 다 읽어 오셨죠?
그럼, (있지 않은) 책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겠습니다
존재하지 않는 책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다양한 출판사와 분야에서 일하는 일곱 명의 출판편집자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책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눈다. 마치 그 책이 있다는 듯이, 혹은 없다는 사실을 잘 안다는 듯이. 이 책은 허구와 사실을 넘나들며 책의 세계를 탐구한 북클럽의 기록이다. 책과 출판·편집에 관해서 의심하고 질문을 던져온 출판공동체 “편집자는 편집을 하지 않는다”가 세계 책의 날(4월 23일)을 맞아 선보이는 『있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은 책의 세계를 안팎으로 거니는 경험에 모두를 초대한다.
북클럽 규칙: 있지 않은 책을 대상으로 한다.
참여자는 반드시 책을 끝까지 읽어 온다.
현재 가장 뜨거운 작가인 윤현수 소설가의 신작 연작소설 『세상에서 가장 평범한 권수현 씨』, 국내 최초로 번역된 세계적인 문학가의 유작 『엑스브이우스』, 32명의 저자와 32명의 편집자가 참여한 대형 프로젝트 『뒷담 클럽』, 현대 미디어 철학의 최전선을 담아낸 『우리 안의 이방인, 신, 괴물』, 그리고 본문이 없는 『없는 책』. 북클럽의 대상 도서가 된 5종의 책은 분야도, 저자도, 출판사도 모두 다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존재하지 않는 책’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이 책들은 ‘있지 않은 북클럽’ 안에서는 선연히 존재한다.
“어깨가 무겁네요. 사실만을 말하는 것에 대해서 이렇게 어깨가 무거운 기분이 든 적이 있었나.”
문학, 사회과학, 철학, 과학, 만화 등 여러 분야에 몸담아 책을 만들고 기획하는 일곱 명의 편집자는 지난 2024년 4월부터 한 달에 한 번 만나 책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말이 진짜인지를 의심하는 질문, “진짜요?”를 던지지 않기로 약속하고, 왜 어떤 책이 있는지/없는지, 읽히는지/읽히지 않는지, 우리는 책을 어떻게/왜 만드는지, 더욱 넓게는 책이란 무엇인지를 다루고자 했다.
지금까지 못 보던 책이 등장한다면 과연 어떤 책일까?
그러니까…… 왜 이 책이 아직 없을까?
존재하지 않는 책에 대해서 ‘아무 말’하는 자리인 덕분에, 처음 보는 사람들과의 만남이어도 자유로울 수 있다. ‘이것이 아니라면 무엇을 세계 문학이라고 하겠느냐’며 뜨거운 찬사를 늘어놓기도, ‘이런 책에는 사실 손이 잘 가지 않는다’고 고백하기도 쉽다. 있지도 않은 저자를 두고 현대 사상을 이끄는 거장으로 치켜세우거나, 신비주의가 강해서 표지에 절대로 이름을 넣지 않는 괴짜로 지어내기도 한다. 그 한 권의 책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이상적으로, (비)현실적으로 상상하는 데에도 한계가 없다.
“어떻게 그 출판사가 가져간 거예요? 국내 첫 작품인데?”
“인세 경쟁이 굉장히 치열했다고 합니다. 번역서 출판권을 따낸 이 출판사는 규모가 그렇게 큰 곳은 아닌데요. 거기 출판사 사장님이 다른 사업을 하신다고 하더라고요.”
“항공사를 갖고 있다고…….”
역대 최다 관람객을 기록한 2024년 서울국제도서전의 장면들, 외국어의 직역과 의역 사이의 거리(저자와 역자와 편집자와 독자 사이의 거리), 공들여도 티가 잘 나지 않는 부속물에 대한 사랑(염증), ‘텍스트 힙’이라는 새로운 흐름에 대한 기대와 의심까지……. 단군 이래 최대 불황이 매일인 출판계에서, 다른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일하는지 궁금해하며 분투하는 출판인들의 담백한 심정도 담겼다.
“책은 아직도 내용이 전부라는 인식이 많은 것 같은데요, 만드는 사람들 사이에서요.……근데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눈에 띄지 않고 알려지지 않으면 아무도 못 보는 건데, 시장 안에서 그런 노력을 해야 되지 않나…….”
“저희는 한 권 파는 게 너무너무 중요한 입장인데, 어떤 독자들은 ‘이 책 이쁘다, 제목 느낌 좋다’ 하면서 심플하고 캐주얼하게 접근하기도 하는구나.……”
“이번 도서전 때에는 이게 뭐지, 뭔가 좀 달라지고 있나, 그러니까 우리도 좀 어떻게 다르게 움직이면 더 좀 많이 다가갈 수 있나, 하는 생각도 개인적으로 되게 많이 들었어요. 분명히 어떤 변화는 있는 것 같아요.”
프랑스의 문학 비평가 피에르 바야르가 독서 경험에 대해서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듯이, 『있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은 책 안팎의 세계를 넓혀 나간다. 이 책은 책 이야기를 하면서도 책의 자리를 완전히 비워 둘 때, 우리가 또 다른 세계를 만날 수 있음을 증명할 것이다.
차례
있지 않은 북클럽 규칙
참여자 소개
2회 세상에서 가장 평범한 권수현 씨
3회 엑스브이우스
4회 뒷담 클럽
5회 우리 안의 이방인, 신, 괴물
6회 없는 책
있지 않은 책과 북클럽 진행을 위한 질문들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저자 소개
김다연
인문·철학 출판사에서 책을 편집하고, 종종 디자인하기도 한다. 책도 좋고 영화도 좋지만 어째서인지 책의 영화화에는 그다지 흥미가 없다. 최근 가장 인상 깊게 본 영화는 〈나미비아의 사막〉. 다홍색 표지가 매력적인 『필로우맨』(마틴 맥도나 지음, 서민아 옮김, 을유문화사, 2024)을 읽고 있다.
김윤우
출판공동체 편않에서 기획 및 편집 등을 맡고 있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한다. 이상한 사람들이 문자화되지 않은 이야기를 돌아가며 나누는 이야기인 『문자 살해 클럽』(시기즈문트 크르지자놉스키 지음, 서정 옮김, 난다, 2024)을 읽고 있다.
김해인
만화 편집자. 한국 만화, 일본 만화, 웹툰 단행본 등 구분 없이 만화책을 만든다. 병렬 독서를 통해 현재 읽고 있는 책은 『괴물들: 숭배와 혐오, 우리 모두의 딜레마』(클레어 데더러 지음, 노지양 옮김, 을유문화사, 2024), 『아카기』(후쿠모토 노부유키 지음, 서울미디어코믹스, 2016). 출판사 스위밍꿀에서 에세이 『펀치: 어떤 만화 편집자 이야기』(2024)를 냈다.
성기병
5인 미만의 작은 출판사부터 1년에 100종 이상을 내는 큰 출판사까지 여러 곳의 출판사를 거쳐 지금의 회사에 정착해 책을 만들고 있다. 눈여겨본 예비 저자에게 출간 제안 메일을 보낼 때가 가장 두렵고 설렌다. 지금은 예비 저자의 책 『급진의 20대』(김내훈 지음, 서해문집, 2022)를 읽고 있다.
안형욱
알면 알수록 모르는 게 많아지는 세계에서 깊이를 갖기 위해 부단히 애쓰고 있다. 갖가지 이야기에 관심이 많아 갖가지 분야의 책을 만들었고, 만들고 있으며, 만들 예정이다. 밀리의서재에서 전자책 『신랄하고 다채로운 고전의 맛』(2024)을 냈다. 『그녀를 지키다』(장바티스트 안드레아 지음, 정혜용 옮김, 열린책들, 2025)를 읽고 있다.
이다연
출판노동자. 노동자로서는 인문·사회를, 독자로서는 문학을 조금 더 좋아한다. 소수자 문제, 특히 퀴어 관련 도서의 종수가 늘어나는 데 일조하고 싶다. 비스와바 쉼보르스카의 『끝과 시작』(최성은 옮김, 문학과지성사, 2016)을 읽고 있다.
지다율
출판공동체 편않에서 책을 만들며 저널리즘스쿨 오도카니를 운영하고 있다. 언제 샀는지, 『사랑과 자본』(메리 게이브리얼 지음, 천태화 옮김, 모요사, 2015)을 이제야 읽기 시작했다. 언젠가, 우리는 『자본』을 통과(痛過)할 수 있을까.
책 속에서
하지만 저는 약간 고루해서 그런지 몰라도 결국에는 작가가 글로 승부해야 한다고, 출판사나 독자도 태도 수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53쪽
같은 번역 판본을 놓고도 어떤 사람은 좋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너무 직역이라서 읽기가 힘들다고 하고요. 그런 평가나 감상을 보면, 언제나 좀 고민되는 것 같아요. 무엇이 좋은 번역인가에 대해서. 83쪽
제가 아직 좀 환상 속에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는데, 지금 이 완연한 스펙터클의 시대를 거슬러 가는 매체, 그중에서도 우리가 가장 접하기 쉬운 매체가 책이라고 생각해요. 134쪽
우리가 맨날 시장이 망해 가고 있다고 하는데 사실은 그게 되게 애매한 말인 게, 망해 가는 출판사는 계속 망하거든요. 저희가 가장 가까운 곳에서 보고 있는 것처럼. 망해 가는 곳은 모두 이유가 있어요. 137쪽
물론 모든 책이 그러면 안 되고 또 모든 회사가 그렇게 해야 된다는 건 아닌데요. 근데 어느 정도는, 새로운 독자를 모셔 오려면 기존에 하던 대로, 오직 책으로만 승부를 볼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161쪽
저도 언제인가부터 도서전에 가면 읽고 싶은 책을 사지 않고요. 아는 분들이 나온 부스나 평소에 눈여겨봤는데 궁금했던 곳 가요. 그냥 말을 걸 수는 없으니까 책을 좀 구경하고 사요. 그래서 집에 오면 나랑 전혀 상관없는 책들이 가득 있어요. 그러니까 저는 이게 일종의 응원비라는 생각이 드는데, 독자나 소비자도 그렇게 변할 수도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들어요. 162~163쪽
오늘 책은 다 읽어 오셨죠?
그럼, (있지 않은) 책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겠습니다
존재하지 않는 책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다양한 출판사와 분야에서 일하는 일곱 명의 출판편집자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책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눈다. 마치 그 책이 있다는 듯이, 혹은 없다는 사실을 잘 안다는 듯이. 이 책은 허구와 사실을 넘나들며 책의 세계를 탐구한 북클럽의 기록이다. 책과 출판·편집에 관해서 의심하고 질문을 던져온 출판공동체 “편집자는 편집을 하지 않는다”가 세계 책의 날(4월 23일)을 맞아 선보이는 『있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은 책의 세계를 안팎으로 거니는 경험에 모두를 초대한다.
북클럽 규칙: 있지 않은 책을 대상으로 한다.
참여자는 반드시 책을 끝까지 읽어 온다.
현재 가장 뜨거운 작가인 윤현수 소설가의 신작 연작소설 『세상에서 가장 평범한 권수현 씨』, 국내 최초로 번역된 세계적인 문학가의 유작 『엑스브이우스』, 32명의 저자와 32명의 편집자가 참여한 대형 프로젝트 『뒷담 클럽』, 현대 미디어 철학의 최전선을 담아낸 『우리 안의 이방인, 신, 괴물』, 그리고 본문이 없는 『없는 책』. 북클럽의 대상 도서가 된 5종의 책은 분야도, 저자도, 출판사도 모두 다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존재하지 않는 책’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이 책들은 ‘있지 않은 북클럽’ 안에서는 선연히 존재한다.
“어깨가 무겁네요. 사실만을 말하는 것에 대해서 이렇게 어깨가 무거운 기분이 든 적이 있었나.”
문학, 사회과학, 철학, 과학, 만화 등 여러 분야에 몸담아 책을 만들고 기획하는 일곱 명의 편집자는 지난 2024년 4월부터 한 달에 한 번 만나 책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말이 진짜인지를 의심하는 질문, “진짜요?”를 던지지 않기로 약속하고, 왜 어떤 책이 있는지/없는지, 읽히는지/읽히지 않는지, 우리는 책을 어떻게/왜 만드는지, 더욱 넓게는 책이란 무엇인지를 다루고자 했다.
지금까지 못 보던 책이 등장한다면 과연 어떤 책일까?
그러니까…… 왜 이 책이 아직 없을까?
존재하지 않는 책에 대해서 ‘아무 말’하는 자리인 덕분에, 처음 보는 사람들과의 만남이어도 자유로울 수 있다. ‘이것이 아니라면 무엇을 세계 문학이라고 하겠느냐’며 뜨거운 찬사를 늘어놓기도, ‘이런 책에는 사실 손이 잘 가지 않는다’고 고백하기도 쉽다. 있지도 않은 저자를 두고 현대 사상을 이끄는 거장으로 치켜세우거나, 신비주의가 강해서 표지에 절대로 이름을 넣지 않는 괴짜로 지어내기도 한다. 그 한 권의 책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이상적으로, (비)현실적으로 상상하는 데에도 한계가 없다.
“어떻게 그 출판사가 가져간 거예요? 국내 첫 작품인데?”
“인세 경쟁이 굉장히 치열했다고 합니다. 번역서 출판권을 따낸 이 출판사는 규모가 그렇게 큰 곳은 아닌데요. 거기 출판사 사장님이 다른 사업을 하신다고 하더라고요.”
“항공사를 갖고 있다고…….”
역대 최다 관람객을 기록한 2024년 서울국제도서전의 장면들, 외국어의 직역과 의역 사이의 거리(저자와 역자와 편집자와 독자 사이의 거리), 공들여도 티가 잘 나지 않는 부속물에 대한 사랑(염증), ‘텍스트 힙’이라는 새로운 흐름에 대한 기대와 의심까지……. 단군 이래 최대 불황이 매일인 출판계에서, 다른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일하는지 궁금해하며 분투하는 출판인들의 담백한 심정도 담겼다.
“책은 아직도 내용이 전부라는 인식이 많은 것 같은데요, 만드는 사람들 사이에서요.……근데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눈에 띄지 않고 알려지지 않으면 아무도 못 보는 건데, 시장 안에서 그런 노력을 해야 되지 않나…….”
“저희는 한 권 파는 게 너무너무 중요한 입장인데, 어떤 독자들은 ‘이 책 이쁘다, 제목 느낌 좋다’ 하면서 심플하고 캐주얼하게 접근하기도 하는구나.……”
“이번 도서전 때에는 이게 뭐지, 뭔가 좀 달라지고 있나, 그러니까 우리도 좀 어떻게 다르게 움직이면 더 좀 많이 다가갈 수 있나, 하는 생각도 개인적으로 되게 많이 들었어요. 분명히 어떤 변화는 있는 것 같아요.”
프랑스의 문학 비평가 피에르 바야르가 독서 경험에 대해서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듯이, 『있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은 책 안팎의 세계를 넓혀 나간다. 이 책은 책 이야기를 하면서도 책의 자리를 완전히 비워 둘 때, 우리가 또 다른 세계를 만날 수 있음을 증명할 것이다.
차례
있지 않은 북클럽 규칙
참여자 소개
2회 세상에서 가장 평범한 권수현 씨
3회 엑스브이우스
4회 뒷담 클럽
5회 우리 안의 이방인, 신, 괴물
6회 없는 책
있지 않은 책과 북클럽 진행을 위한 질문들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저자 소개
김다연
인문·철학 출판사에서 책을 편집하고, 종종 디자인하기도 한다. 책도 좋고 영화도 좋지만 어째서인지 책의 영화화에는 그다지 흥미가 없다. 최근 가장 인상 깊게 본 영화는 〈나미비아의 사막〉. 다홍색 표지가 매력적인 『필로우맨』(마틴 맥도나 지음, 서민아 옮김, 을유문화사, 2024)을 읽고 있다.
김윤우
출판공동체 편않에서 기획 및 편집 등을 맡고 있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한다. 이상한 사람들이 문자화되지 않은 이야기를 돌아가며 나누는 이야기인 『문자 살해 클럽』(시기즈문트 크르지자놉스키 지음, 서정 옮김, 난다, 2024)을 읽고 있다.
김해인
만화 편집자. 한국 만화, 일본 만화, 웹툰 단행본 등 구분 없이 만화책을 만든다. 병렬 독서를 통해 현재 읽고 있는 책은 『괴물들: 숭배와 혐오, 우리 모두의 딜레마』(클레어 데더러 지음, 노지양 옮김, 을유문화사, 2024), 『아카기』(후쿠모토 노부유키 지음, 서울미디어코믹스, 2016). 출판사 스위밍꿀에서 에세이 『펀치: 어떤 만화 편집자 이야기』(2024)를 냈다.
성기병
5인 미만의 작은 출판사부터 1년에 100종 이상을 내는 큰 출판사까지 여러 곳의 출판사를 거쳐 지금의 회사에 정착해 책을 만들고 있다. 눈여겨본 예비 저자에게 출간 제안 메일을 보낼 때가 가장 두렵고 설렌다. 지금은 예비 저자의 책 『급진의 20대』(김내훈 지음, 서해문집, 2022)를 읽고 있다.
안형욱
알면 알수록 모르는 게 많아지는 세계에서 깊이를 갖기 위해 부단히 애쓰고 있다. 갖가지 이야기에 관심이 많아 갖가지 분야의 책을 만들었고, 만들고 있으며, 만들 예정이다. 밀리의서재에서 전자책 『신랄하고 다채로운 고전의 맛』(2024)을 냈다. 『그녀를 지키다』(장바티스트 안드레아 지음, 정혜용 옮김, 열린책들, 2025)를 읽고 있다.
이다연
출판노동자. 노동자로서는 인문·사회를, 독자로서는 문학을 조금 더 좋아한다. 소수자 문제, 특히 퀴어 관련 도서의 종수가 늘어나는 데 일조하고 싶다. 비스와바 쉼보르스카의 『끝과 시작』(최성은 옮김, 문학과지성사, 2016)을 읽고 있다.
지다율
출판공동체 편않에서 책을 만들며 저널리즘스쿨 오도카니를 운영하고 있다. 언제 샀는지, 『사랑과 자본』(메리 게이브리얼 지음, 천태화 옮김, 모요사, 2015)을 이제야 읽기 시작했다. 언젠가, 우리는 『자본』을 통과(痛過)할 수 있을까.
책 속에서
하지만 저는 약간 고루해서 그런지 몰라도 결국에는 작가가 글로 승부해야 한다고, 출판사나 독자도 태도 수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53쪽
같은 번역 판본을 놓고도 어떤 사람은 좋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너무 직역이라서 읽기가 힘들다고 하고요. 그런 평가나 감상을 보면, 언제나 좀 고민되는 것 같아요. 무엇이 좋은 번역인가에 대해서. 83쪽
제가 아직 좀 환상 속에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는데, 지금 이 완연한 스펙터클의 시대를 거슬러 가는 매체, 그중에서도 우리가 가장 접하기 쉬운 매체가 책이라고 생각해요. 134쪽
우리가 맨날 시장이 망해 가고 있다고 하는데 사실은 그게 되게 애매한 말인 게, 망해 가는 출판사는 계속 망하거든요. 저희가 가장 가까운 곳에서 보고 있는 것처럼. 망해 가는 곳은 모두 이유가 있어요. 137쪽
물론 모든 책이 그러면 안 되고 또 모든 회사가 그렇게 해야 된다는 건 아닌데요. 근데 어느 정도는, 새로운 독자를 모셔 오려면 기존에 하던 대로, 오직 책으로만 승부를 볼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161쪽
저도 언제인가부터 도서전에 가면 읽고 싶은 책을 사지 않고요. 아는 분들이 나온 부스나 평소에 눈여겨봤는데 궁금했던 곳 가요. 그냥 말을 걸 수는 없으니까 책을 좀 구경하고 사요. 그래서 집에 오면 나랑 전혀 상관없는 책들이 가득 있어요. 그러니까 저는 이게 일종의 응원비라는 생각이 드는데, 독자나 소비자도 그렇게 변할 수도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들어요. 162~16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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