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고, 무해한」 은 2024년 한 해동안 온라인 기록 모임 ‘툴프와기록친구들’에서 연재한 뉴스레터를 엮은 에세이집입니다. 사계절을 따라 흐르는 일상의 단상과 감정을 기록하며 독자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전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삶을 채우는 소소한 행복과 따뜻한 응원의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툴프
좋아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 할 때 가장 행복한 사람. 온라인 기록 모임 ‘툴프와기록친구들’ 운영중 @tulplog
목차
한겨울
1월 14일 | 첫발을 떼기 어려운 나에게
1월 21일 |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사람
1월 28일 | 일상에서 주워 담은 문장들
2월 4일 | 상처 주지 않기 위해 상처받는 걸 마다하지 않는
2월 11일 | 새해 다짐은 느슨해지는 것
2월 18일 | 여행과 일상 사이
2월 25일 | 일 년 중 단 3개월만 존재하는 건물
3월 3일 | 다시 한번 시작하는 마음으로
봄의 시작
3월 10일 | 30년 동안 애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3월 17일 | 고유한 취향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어요
3월 24일 | 가장 좋은 글쓰기 재료는
3월 31일 | 요가하는 마음
4월 7일 | 중고 거래가 이렇게 재밌는 거였다니!
4월 14일 | 책 무덤이 와르르르
4월 21일 | 안녕하세요, 툴프입니다.
4월 28일 | 천 년의 위시리스트
5월 12일 | 공원을 걸으면 보이는 것들
5월 19일 | 후쿠오카 장바구니 미리보기
5월 26일 | 후쿠오카 문구 여행기
6월 2일 | 계절을 맞이하는 나만의 루틴
이른 여름
6월 9일 | 행복을 인지하는 연습
6월 16일 | 에세이 좋아하시나요?
6월 23일 | 텀블러와 지구 이야기
6월 30일 | 뉴스레터 상반기 결산
7월 7일 | “그냥 이번 생에 해”
7월 14일 | 11시 반 침대에 눕기 프로젝트
7월 21일 | 기록 친구들의 릴레이 QnA
7월 28일 | 복숭아 알러지인의 복숭아 뉴스레터
긴 여름
8월 4일 | 꼭 울 것 같은 기분이 들 때
8월 11일 | 본격 이북리더기 영업의 글
8월 18일 | 채워내기 위해 비워내기
8월 25일 | 아무튼, OOO
9월 8일 | 내가 만든 계절엔 한밤중에만 비가 내려요
9월 15일 | 2025년 다이어리 고르셨나요?
9월 22일 | 어느 우울한 날을 위한 필살기
9월 29일 | 2024년 백일 챌린지
가을의 문턱에서
10월 6일 | 다시 매트 위에 서서
10월 13일 | 홍시, 낙엽, 베이지색 스웨터와 재즈, 뱅쇼
10월 20일 | 아무튼, 아이폰
10월 27일 | 기록을 하면 좋은 점 세 가지
11월 3일 | 신촌역 2번 출구 국민은행 ATM 앞
11월 10일 | 안녕, 여의도
11월 17일 | 2024년 11월 17일, 아직 너무 늦지 않은|
11월 24일 | 하루 한 페이지 아보카도 챌린지
다시 겨울
12월 8일 | GSM 94(2024)
12월 15일 | 10년 일기
12월 22일 | 2025년 우리의 다짐은
12월 29일 | 여러분께 보내는 마지막 편지
책 속의 문장
59p 세탁소가 철거되고 옷으로 빼곡했던 공간이 있는 그대로 드러나니 새삼 여기가 이렇게 좁은 공간이었나 싶었어요. 이제 이 곳도 새로운 이야기로 채워지겠죠. 낡은 간판은 떼어내고 오래된 인테리어는 하얀 페인트로 덮이고 사장님 부부도 제2의 인생을 시작하실 테고요. 당분간 저는 다른 세탁소를 찾아 여기저기 방황하게 될 것 같습니다. 한가지 바람이 있다면 이곳에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시는 분도 이전 사장님이 그러셨던 것처럼 오래오래 이 자리를 지켜주셨으면 좋겠어요.
92p 하지만 세상의 멋진 일들은 치밀한 계획보다 우연한 상상에서 시작될 때가 더 많죠.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고, 계획은 늘 틀어지기 마련이고 모든 것이 언제나 내 마음같이 흘러가진 않잖아요. 일단 붙잡고 아무거나 시작해 보았을 때, 실수로 한 획을 그었다가 무언가 완성되었을 때, 완벽하게 마음에 들지 않아도 당당하게 꺼내놓았을 때 진짜 멋진 일은 거기에서부터 시작되곤 하죠.
110p 사계절이 있는 도시는 너무 피곤하다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어요. 계절마다 다른 옷과 우비에 장화, 부츠와 목도리를 전부 갖추고 지내야 하는 게 번거로워서였는데요. 요즘은 이런 생각이 듭니다. 조금만 다르게 생각해 보면요. 계절이 알람 해주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지루하지 않고, 매몰되지 않게 몸과 마음에 새로운 활력을 줄 수도 있는 것 같다고요.
178p 이제 남은 시간은 내가 좋아하는 일들로 채워요. 밀린 영화나 드라마 몰아보기를 하기도 하고 책을 잔뜩 쌓아놓고 읽을 때도 있구요. 좋아하는 카페에서 한껏 늘어져 있거나 친구를 만나 크게 깔깔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죠. 저는 이렇게 지친 날을 대비해 좋아하는 것들의 리스트를 알약처럼 준비해 둬요. 이걸 하나씩 꺼내고 먹고 나면 꼭 해야 할 일들을 마주할 용기도 생긴답니다.
188p 조금 더 욕심을 부리자면 우리의 다섯 번째 계절은 슬리브리스에 반바지를 입고 쪼리를 신을 만큼 따뜻하지만 습도는 높지 않은 날씨면 좋겠어요. 그늘에 가면 선선한 바람이 불어서 얇은 후드 티를 뒤집어써도 괜찮은 정도라면 더할 나위 없겠죠. 물에서도 공원에서도 신나게 야외 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비는 꼭 잠자는 시간에만 내렸으면 해요. 그게 가능하냐구요? 그럼요. 제 상상 속의 계절이니까요!
196p 내 복잡한 마음을 아무리 잘 알고 있다고 해도 꽁꽁 싸매고 해결하지 못한다면 고통스러울 뿐일 테니까요. 때로는 내 마음이 왜 이런지 나조차 정확히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약간의 기분 전환으로 마음의 짐이 일순간 가벼워지기도 하죠. 그래서 우리에겐 ‘어느 우울한 날의 나’를 위한 나만의 필살기가 필요합니다. 괜히 마음이 가라앉는 어느 날을 위한 가벼운 버전부터 인생의 커다란 변곡점을 맞이하고 쓰러져 있는 나를 일으켜 세울 강력한 비장의 무기까지.
213p 절반의 시월을 보냈습니다. 아직 한참의 가을이 남았겠지만 조급한 마음이 드는 것은 왜일까요. 이 계절을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 크기에 벌써 보내기가 아쉬운가 봅니다. 여러분의 시월은 어떠신가요? 간절히 기다리던 날씨와 풍경, 홍시, 낙엽, 푸른 하늘, 베이지색, 재즈, 뱅쇼, 스웨터에 반바지, 러닝 같은... 사랑하는 것들이 모인 나날들. 그 안에서 크고 작은 행복을 잘 주워담고 계신지 모르겠어요.
237p 좋았던 기억은 꼼꼼히 챙기고 나쁜 기억은 어딘가 낙엽 밑에 몰래 숨겨두고 저는 이만 새로운 추억을 쌓으러 갑니다. 거기서도 늘 행복하기만 할 수는 없을 거에요. 저의 여의도 생활이 그랬듯이. 하지만 돌아보면 그래도 참 좋았지, 할 수 있을 거에요. 저의 여의도 생활이 그랬듯이. 지나가고 다가오는 삶의 모든 순간을 응원합니다. 저도, 여러분도요!
253p 우리는 가끔 실현 가능성이 없는 상상을 하고 그 생각을 꿈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어떤 꿈은 부지런히 꾸다 보면 현실로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작가님과의 작업은 저에게 온 행운이지만 그 행운도 제가 글을 쓰지 않았더라면, 책을 만들겠다고 마음먹지 않았더라면 이루어지지 않았을 꿈이겠지요.
「사랑이고, 무해한」 은 2024년 한 해동안 온라인 기록 모임 ‘툴프와기록친구들’에서 연재한 뉴스레터를 엮은 에세이집입니다. 사계절을 따라 흐르는 일상의 단상과 감정을 기록하며 독자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전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삶을 채우는 소소한 행복과 따뜻한 응원의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툴프
좋아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 할 때 가장 행복한 사람. 온라인 기록 모임 ‘툴프와기록친구들’ 운영중 @tulplog
목차
한겨울
1월 14일 | 첫발을 떼기 어려운 나에게
1월 21일 |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사람
1월 28일 | 일상에서 주워 담은 문장들
2월 4일 | 상처 주지 않기 위해 상처받는 걸 마다하지 않는
2월 11일 | 새해 다짐은 느슨해지는 것
2월 18일 | 여행과 일상 사이
2월 25일 | 일 년 중 단 3개월만 존재하는 건물
3월 3일 | 다시 한번 시작하는 마음으로
봄의 시작
3월 10일 | 30년 동안 애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3월 17일 | 고유한 취향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어요
3월 24일 | 가장 좋은 글쓰기 재료는
3월 31일 | 요가하는 마음
4월 7일 | 중고 거래가 이렇게 재밌는 거였다니!
4월 14일 | 책 무덤이 와르르르
4월 21일 | 안녕하세요, 툴프입니다.
4월 28일 | 천 년의 위시리스트
5월 12일 | 공원을 걸으면 보이는 것들
5월 19일 | 후쿠오카 장바구니 미리보기
5월 26일 | 후쿠오카 문구 여행기
6월 2일 | 계절을 맞이하는 나만의 루틴
이른 여름
6월 9일 | 행복을 인지하는 연습
6월 16일 | 에세이 좋아하시나요?
6월 23일 | 텀블러와 지구 이야기
6월 30일 | 뉴스레터 상반기 결산
7월 7일 | “그냥 이번 생에 해”
7월 14일 | 11시 반 침대에 눕기 프로젝트
7월 21일 | 기록 친구들의 릴레이 QnA
7월 28일 | 복숭아 알러지인의 복숭아 뉴스레터
긴 여름
8월 4일 | 꼭 울 것 같은 기분이 들 때
8월 11일 | 본격 이북리더기 영업의 글
8월 18일 | 채워내기 위해 비워내기
8월 25일 | 아무튼, OOO
9월 8일 | 내가 만든 계절엔 한밤중에만 비가 내려요
9월 15일 | 2025년 다이어리 고르셨나요?
9월 22일 | 어느 우울한 날을 위한 필살기
9월 29일 | 2024년 백일 챌린지
가을의 문턱에서
10월 6일 | 다시 매트 위에 서서
10월 13일 | 홍시, 낙엽, 베이지색 스웨터와 재즈, 뱅쇼
10월 20일 | 아무튼, 아이폰
10월 27일 | 기록을 하면 좋은 점 세 가지
11월 3일 | 신촌역 2번 출구 국민은행 ATM 앞
11월 10일 | 안녕, 여의도
11월 17일 | 2024년 11월 17일, 아직 너무 늦지 않은|
11월 24일 | 하루 한 페이지 아보카도 챌린지
다시 겨울
12월 8일 | GSM 94(2024)
12월 15일 | 10년 일기
12월 22일 | 2025년 우리의 다짐은
12월 29일 | 여러분께 보내는 마지막 편지
책 속의 문장
59p 세탁소가 철거되고 옷으로 빼곡했던 공간이 있는 그대로 드러나니 새삼 여기가 이렇게 좁은 공간이었나 싶었어요. 이제 이 곳도 새로운 이야기로 채워지겠죠. 낡은 간판은 떼어내고 오래된 인테리어는 하얀 페인트로 덮이고 사장님 부부도 제2의 인생을 시작하실 테고요. 당분간 저는 다른 세탁소를 찾아 여기저기 방황하게 될 것 같습니다. 한가지 바람이 있다면 이곳에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시는 분도 이전 사장님이 그러셨던 것처럼 오래오래 이 자리를 지켜주셨으면 좋겠어요.
92p 하지만 세상의 멋진 일들은 치밀한 계획보다 우연한 상상에서 시작될 때가 더 많죠.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고, 계획은 늘 틀어지기 마련이고 모든 것이 언제나 내 마음같이 흘러가진 않잖아요. 일단 붙잡고 아무거나 시작해 보았을 때, 실수로 한 획을 그었다가 무언가 완성되었을 때, 완벽하게 마음에 들지 않아도 당당하게 꺼내놓았을 때 진짜 멋진 일은 거기에서부터 시작되곤 하죠.
110p 사계절이 있는 도시는 너무 피곤하다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어요. 계절마다 다른 옷과 우비에 장화, 부츠와 목도리를 전부 갖추고 지내야 하는 게 번거로워서였는데요. 요즘은 이런 생각이 듭니다. 조금만 다르게 생각해 보면요. 계절이 알람 해주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지루하지 않고, 매몰되지 않게 몸과 마음에 새로운 활력을 줄 수도 있는 것 같다고요.
178p 이제 남은 시간은 내가 좋아하는 일들로 채워요. 밀린 영화나 드라마 몰아보기를 하기도 하고 책을 잔뜩 쌓아놓고 읽을 때도 있구요. 좋아하는 카페에서 한껏 늘어져 있거나 친구를 만나 크게 깔깔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죠. 저는 이렇게 지친 날을 대비해 좋아하는 것들의 리스트를 알약처럼 준비해 둬요. 이걸 하나씩 꺼내고 먹고 나면 꼭 해야 할 일들을 마주할 용기도 생긴답니다.
188p 조금 더 욕심을 부리자면 우리의 다섯 번째 계절은 슬리브리스에 반바지를 입고 쪼리를 신을 만큼 따뜻하지만 습도는 높지 않은 날씨면 좋겠어요. 그늘에 가면 선선한 바람이 불어서 얇은 후드 티를 뒤집어써도 괜찮은 정도라면 더할 나위 없겠죠. 물에서도 공원에서도 신나게 야외 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비는 꼭 잠자는 시간에만 내렸으면 해요. 그게 가능하냐구요? 그럼요. 제 상상 속의 계절이니까요!
196p 내 복잡한 마음을 아무리 잘 알고 있다고 해도 꽁꽁 싸매고 해결하지 못한다면 고통스러울 뿐일 테니까요. 때로는 내 마음이 왜 이런지 나조차 정확히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약간의 기분 전환으로 마음의 짐이 일순간 가벼워지기도 하죠. 그래서 우리에겐 ‘어느 우울한 날의 나’를 위한 나만의 필살기가 필요합니다. 괜히 마음이 가라앉는 어느 날을 위한 가벼운 버전부터 인생의 커다란 변곡점을 맞이하고 쓰러져 있는 나를 일으켜 세울 강력한 비장의 무기까지.
213p 절반의 시월을 보냈습니다. 아직 한참의 가을이 남았겠지만 조급한 마음이 드는 것은 왜일까요. 이 계절을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 크기에 벌써 보내기가 아쉬운가 봅니다. 여러분의 시월은 어떠신가요? 간절히 기다리던 날씨와 풍경, 홍시, 낙엽, 푸른 하늘, 베이지색, 재즈, 뱅쇼, 스웨터에 반바지, 러닝 같은... 사랑하는 것들이 모인 나날들. 그 안에서 크고 작은 행복을 잘 주워담고 계신지 모르겠어요.
237p 좋았던 기억은 꼼꼼히 챙기고 나쁜 기억은 어딘가 낙엽 밑에 몰래 숨겨두고 저는 이만 새로운 추억을 쌓으러 갑니다. 거기서도 늘 행복하기만 할 수는 없을 거에요. 저의 여의도 생활이 그랬듯이. 하지만 돌아보면 그래도 참 좋았지, 할 수 있을 거에요. 저의 여의도 생활이 그랬듯이. 지나가고 다가오는 삶의 모든 순간을 응원합니다. 저도, 여러분도요!
253p 우리는 가끔 실현 가능성이 없는 상상을 하고 그 생각을 꿈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어떤 꿈은 부지런히 꾸다 보면 현실로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작가님과의 작업은 저에게 온 행운이지만 그 행운도 제가 글을 쓰지 않았더라면, 책을 만들겠다고 마음먹지 않았더라면 이루어지지 않았을 꿈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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