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게소감』은 반려견과 함께 나서는 휴게소 방문기입니다. 예민하고 사회성이 없다는 공통점을 지닌 보호자와 반려견이 모두들 잠시 들렀다 금방 떠나는 고속도로의 외딴섬을 목적지로 설정하여 거기까지 가느라 걸린 시간만큼 오래도록 머물러 보고, 사람 혼자 또는 사람끼리 다닐 때는 미처 몰랐던 점들을 하나씩 찾아봅니다.
차례
* 머리말 : 나의 개, 초배여
* 제1소감 : 행담도휴게소
* 제2소감 : 마장프리미엄휴게소
* 제3소감 : 단양팔경휴게소
* 제4소감 : 내린천휴게소
* 제5소감 : 동해휴게소
* 제6소감 : 금강호휴게소
* 제7소감 : 화서휴게소
* 제8소감 : 대청댐휴게소
* 제9소감 : 덕평자연휴게소
책속의 문장
p. 40 가기 싫다, 마주치기 싫어, 이럴 거면 차라리 치고받는 게 낫지 않을까, 근데 사실 그들은 다 나를 좋아했으면 해서 돌아 버릴 것 같아 따위의 번민과 함께 버스에서 내내 졸다가 터널 끝나고 밝아지면 귀신같이 벌떡 일어나서 하차벨 누르던 게 며칠 전 같은데 5년도 더 지난 일이었다.
pp. 63-64 안쪽으로 쭉 가다 보니 ‘반려견 놀이터’라고 적힌 공간이 나왔는데 너무 비좁았다. 두 평은 되려나? 잘 조성된 숲속 산책로 중간에 대뜸 깔린 시멘트 바닥과 높은 철창을 둘러보면서 ‘그래도 있는 게 어디야….’ 싶은 마음과 ‘개들도 들어오기 싫어할 것 같은데….’라는 마음이 번갈아 들었다.
p. 72 어떻게 삶이 계속 기쁘거나, 계속 슬프기만 하겠어. 이럴 때도 있고, 저럴 때도 있는 건데 내가 너무 ‘이혼한 여자는 모름지기 청승맞아야지! 한없는 외로움과 슬픔에 몸서리쳐야지!’라고 내면화된 사회적 목소리에 경도된 채로 지낸 게 아닌가 싶었다.
p. 85 몇 년 전 일들을 곱씹는 데에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 이미 지나간 시간, 일찍이 끝난 관계 같은 것에서 내가 놓친 건 없는지 뒤지느라 기어코 움켜쥐고 있다. 미처 발견하지 못한 구석은 없는지, 파악이 다 끝났다고 서둘러 넘겨 버린 장면에 다르게 해석된 여지가 남아 있진 않은지, 봤던 영화를 다시 보는 마음으로 보고 또 본다.
p. 130 노년기가 된 자신에게까지 외모 코르셋의 잣대를 들이대고 있자니 유구한 역사와 전통의 루키즘이 내게 끼친 해악을 다시금 통감했다.
p. 148 그런 모습은 상상이 잘 안 되는 걸 보니 나는 노라와 해성, 아서처럼 성숙한 인간이 아니라서 셋 중 어느 입장이었든 깽판을 쳤을 것 같았다. 그래, 깽판! 비와 박진영의 제발 나로 바꾸자는 타령이 바로 그 깽판이었다.
p. 168 이 길을 따라 물처럼 흘러가는 기분이었다. 계속 보조석에 앉는 사람으로 살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순간이 다시금 뿌듯해졌다.
『휴게소감』은 반려견과 함께 나서는 휴게소 방문기입니다. 예민하고 사회성이 없다는 공통점을 지닌 보호자와 반려견이 모두들 잠시 들렀다 금방 떠나는 고속도로의 외딴섬을 목적지로 설정하여 거기까지 가느라 걸린 시간만큼 오래도록 머물러 보고, 사람 혼자 또는 사람끼리 다닐 때는 미처 몰랐던 점들을 하나씩 찾아봅니다.
차례
* 머리말 : 나의 개, 초배여
* 제1소감 : 행담도휴게소
* 제2소감 : 마장프리미엄휴게소
* 제3소감 : 단양팔경휴게소
* 제4소감 : 내린천휴게소
* 제5소감 : 동해휴게소
* 제6소감 : 금강호휴게소
* 제7소감 : 화서휴게소
* 제8소감 : 대청댐휴게소
* 제9소감 : 덕평자연휴게소
책속의 문장
p. 40 가기 싫다, 마주치기 싫어, 이럴 거면 차라리 치고받는 게 낫지 않을까, 근데 사실 그들은 다 나를 좋아했으면 해서 돌아 버릴 것 같아 따위의 번민과 함께 버스에서 내내 졸다가 터널 끝나고 밝아지면 귀신같이 벌떡 일어나서 하차벨 누르던 게 며칠 전 같은데 5년도 더 지난 일이었다.
pp. 63-64 안쪽으로 쭉 가다 보니 ‘반려견 놀이터’라고 적힌 공간이 나왔는데 너무 비좁았다. 두 평은 되려나? 잘 조성된 숲속 산책로 중간에 대뜸 깔린 시멘트 바닥과 높은 철창을 둘러보면서 ‘그래도 있는 게 어디야….’ 싶은 마음과 ‘개들도 들어오기 싫어할 것 같은데….’라는 마음이 번갈아 들었다.
p. 72 어떻게 삶이 계속 기쁘거나, 계속 슬프기만 하겠어. 이럴 때도 있고, 저럴 때도 있는 건데 내가 너무 ‘이혼한 여자는 모름지기 청승맞아야지! 한없는 외로움과 슬픔에 몸서리쳐야지!’라고 내면화된 사회적 목소리에 경도된 채로 지낸 게 아닌가 싶었다.
p. 85 몇 년 전 일들을 곱씹는 데에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 이미 지나간 시간, 일찍이 끝난 관계 같은 것에서 내가 놓친 건 없는지 뒤지느라 기어코 움켜쥐고 있다. 미처 발견하지 못한 구석은 없는지, 파악이 다 끝났다고 서둘러 넘겨 버린 장면에 다르게 해석된 여지가 남아 있진 않은지, 봤던 영화를 다시 보는 마음으로 보고 또 본다.
p. 130 노년기가 된 자신에게까지 외모 코르셋의 잣대를 들이대고 있자니 유구한 역사와 전통의 루키즘이 내게 끼친 해악을 다시금 통감했다.
p. 148 그런 모습은 상상이 잘 안 되는 걸 보니 나는 노라와 해성, 아서처럼 성숙한 인간이 아니라서 셋 중 어느 입장이었든 깽판을 쳤을 것 같았다. 그래, 깽판! 비와 박진영의 제발 나로 바꾸자는 타령이 바로 그 깽판이었다.
p. 168 이 길을 따라 물처럼 흘러가는 기분이었다. 계속 보조석에 앉는 사람으로 살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순간이 다시금 뿌듯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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