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나 자신으로 살기 위해서 온 마음으로 분투한 기록들”
『사랑하는 일로 살아가는 일』은 저자 오수영이 2023년 여름과 겨울 동안 발행한 이메일 구독 서비스 ‘생활일지’의 요약 합본이다. 생활일지는 직장 생활과 출판 활동을 무리하게 병행하다 번아웃과 우울증 진단을 받은 저자가 치료와 휴식을 위해 모든 걸 잠시 중단한 채 시작된 이야기다. 평범하고 안전한 미래를 꿈꾸며 몸에 맞지 않는 유니폼을 입고 생업에 전념하는 동시에, 작가라는 꿈도 끈질기게 부여잡은 오랜 시간들의 결과는 모순적이게도 행복과 안정이 아닌 자기 자신의 상실이었다.
그렇게 저자는 인생의 또 다른 성장통을 겪는 동안 숲길을 산책하며 내면의 소란을 정돈해 구독자들에게 서른한 통의 긴 이메일 편지를 보냈다. 상담과 치료를 통해 마음을 회복하는 과정부터 새로운 삶을 위한 다양한 생각과 시도, 그리고 사회적인 주제를 다룬 솔직한 이야기까지. 어쩌면 저자가 심적으로 가장 취약했던 그 시기를 누구보다 빠르고 안전하게 관통하고, 마침내 새로운 삶을 선택할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자신의 글을 읽어주는 독자들과의 보이지 않는 연결과 믿음 덕분이 아니었을까.
저자 소개
일상의 작은 이야기를 쓰고 만든다. 한동안 항공사 승무원으로 근무했고 그보다 오래 작가를 꿈꾸며 살았다. 저서로는 『조용한 하루』 『사랑의 장면들』 『순간을 잡아두는 방법』 『깨지기 쉬운 마음을 위해서』 『아무 날의 비행일지』 『긴 작별 인사』 『우리는 서로를 모르고』 『진부한 에세이』가 있다.
책속으로
겉으로는 잘 다려진 근사한 유니폼을 입고 아무렇지도 않게 일했을지라도 내면은 입사 이후로 단 한 번도 풍랑이 몰아치지 않았던 적이 없었고, 단 한 순간도 글쓰기를 생각하지 않았던 적이 없었을 만큼 혼란스러웠습니다. 물론 여유가 있는 삶 속의 배부른 투정으로 들릴 수도 있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요. 지금의 제 삶을 가능하게 만들어 준 건 회사라는 버팀목이 있었기 때문이니까요. 하지만 간절했던 꿈이 바로 앞에서 손짓을 하는데 제가 어떻게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을까요. P.33
궁지에 몰려야만 용기를 내는 사람도 용감한 사람일까요. 궁지에 몰리지 않았을 때도 용기를 낼 수 있어야 비로소 용감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적어도 퇴사라는 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도저히 버틸 수 없는 상황까지 내몰리다가 반강제적으로 튕겨 나가듯 퇴사하는 것이 아닌 자신이 추구하는 삶과 정반대의 길로 향하고 있다는 걸 느꼈을 때 무모하리만큼 가차 없이 퇴사하는 것. P.42
나 번아웃이었구나. 나 우울증에 공황도 앓고 있는 환자였구나. 그것도 모른 채 일상의 의미를 잃고 무기력하게 살아가던 나를 가차 없이 채찍질을 해댔구나. 네가 지금 그렇게 나태하게 있을 시간이 어디 있느냐고. 당장 일어나서 생산적인 일을 하라고. 누가 봐도 그 숨 막히는 생활의 결과는 탈진이었을 테고 저는 이미 내려진 정답처럼 그 탈진 속에서도 무엇이라도 해내야 한다는 강박적인 허우적거림을 멈추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죠. P.59
예민하다는 말, 유별나다는 말, 특이하다는 말, 이상하다는 말. 상대방이 자신과 조금 다르다 싶을 때 너무도 쉽게 단정 짓는 말들이기도 하잖아요. 조금만 깊숙이 들여다보면 그 사람의 말과 행동을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누군가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어쩌면 가장 번거롭고 불편한 일이기도 해서 좀처럼 쉽게 시도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아요. 분주하게 살다 보면 마음의 여유가 점점 사라져서 나 자신만 챙기기에 급급해지니까요. 그래서 상대방을 자기 기준대로 편리하게 단정 지어야만 다가올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P76
지금은 엄마에게 투정 부릴 수밖에 없었지요. 지금은 내가 어떤 선택을 하는 게 좋을까요. 원래 스스로 알아서 잘해왔지만 이번에는 그게 잘 안되서 이런 안색으로 엄마를 찾아왔는데. 행복한 길을 가라고 이미 예전에 말해줬지만 그래도 나는 이제 세상을 모르지 않는 사람이라 현실이 너무 두려워요. 엄마의 얼굴을 바라보며 속으로 계속 말을 건넸습니다. 엄마도 정답만을 달라는 제가 조금 괘씸할까요. 엄마도 알겠죠. 답은 이미 제 안에 있다는 걸. 다만 직면해야 할 차례라는 걸. P.112
휴게소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언제 다시 출발할지는 그다음에 생각해볼 것. 의무나 부담이 아닌 열망과 취향으로 휴식을 채워볼 것. 감기에 걸린 마음을 인정하고 자극 대신 다정한 포옹을 줄 것. 사회적인 나이와 통념 대신 온전한 나로서만 살아볼 것. 내가 좋아하고, 내가 잘하고 싶고, 나를 뜨겁게 하는 것들을 되찾을 것. 어른의 꿈 따위는 비웃음을 사는 세상에서 다시 한번 꿈을 향해 몸을 던져 볼 것. 현재를 미래를 위한 희생양으로만 삼지 않을 것. 목표를 높게 세울지라도 그곳까지 가는 주변의 풍경을 충분히 둘러보며 만끽할 것. 최악을 생각만 하지 말고 차라리 최악이 되어볼 것. 그리고 다시는 남들의 소식에 흔들리며 자신을 착취하지 않을 것. P.114
책 소개
“나 자신으로 살기 위해서 온 마음으로 분투한 기록들”
『사랑하는 일로 살아가는 일』은 저자 오수영이 2023년 여름과 겨울 동안 발행한 이메일 구독 서비스 ‘생활일지’의 요약 합본이다. 생활일지는 직장 생활과 출판 활동을 무리하게 병행하다 번아웃과 우울증 진단을 받은 저자가 치료와 휴식을 위해 모든 걸 잠시 중단한 채 시작된 이야기다. 평범하고 안전한 미래를 꿈꾸며 몸에 맞지 않는 유니폼을 입고 생업에 전념하는 동시에, 작가라는 꿈도 끈질기게 부여잡은 오랜 시간들의 결과는 모순적이게도 행복과 안정이 아닌 자기 자신의 상실이었다.
그렇게 저자는 인생의 또 다른 성장통을 겪는 동안 숲길을 산책하며 내면의 소란을 정돈해 구독자들에게 서른한 통의 긴 이메일 편지를 보냈다. 상담과 치료를 통해 마음을 회복하는 과정부터 새로운 삶을 위한 다양한 생각과 시도, 그리고 사회적인 주제를 다룬 솔직한 이야기까지. 어쩌면 저자가 심적으로 가장 취약했던 그 시기를 누구보다 빠르고 안전하게 관통하고, 마침내 새로운 삶을 선택할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자신의 글을 읽어주는 독자들과의 보이지 않는 연결과 믿음 덕분이 아니었을까.
저자 소개
일상의 작은 이야기를 쓰고 만든다. 한동안 항공사 승무원으로 근무했고 그보다 오래 작가를 꿈꾸며 살았다. 저서로는 『조용한 하루』 『사랑의 장면들』 『순간을 잡아두는 방법』 『깨지기 쉬운 마음을 위해서』 『아무 날의 비행일지』 『긴 작별 인사』 『우리는 서로를 모르고』 『진부한 에세이』가 있다.
책속으로
겉으로는 잘 다려진 근사한 유니폼을 입고 아무렇지도 않게 일했을지라도 내면은 입사 이후로 단 한 번도 풍랑이 몰아치지 않았던 적이 없었고, 단 한 순간도 글쓰기를 생각하지 않았던 적이 없었을 만큼 혼란스러웠습니다. 물론 여유가 있는 삶 속의 배부른 투정으로 들릴 수도 있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요. 지금의 제 삶을 가능하게 만들어 준 건 회사라는 버팀목이 있었기 때문이니까요. 하지만 간절했던 꿈이 바로 앞에서 손짓을 하는데 제가 어떻게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을까요. P.33
궁지에 몰려야만 용기를 내는 사람도 용감한 사람일까요. 궁지에 몰리지 않았을 때도 용기를 낼 수 있어야 비로소 용감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적어도 퇴사라는 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도저히 버틸 수 없는 상황까지 내몰리다가 반강제적으로 튕겨 나가듯 퇴사하는 것이 아닌 자신이 추구하는 삶과 정반대의 길로 향하고 있다는 걸 느꼈을 때 무모하리만큼 가차 없이 퇴사하는 것. P.42
나 번아웃이었구나. 나 우울증에 공황도 앓고 있는 환자였구나. 그것도 모른 채 일상의 의미를 잃고 무기력하게 살아가던 나를 가차 없이 채찍질을 해댔구나. 네가 지금 그렇게 나태하게 있을 시간이 어디 있느냐고. 당장 일어나서 생산적인 일을 하라고. 누가 봐도 그 숨 막히는 생활의 결과는 탈진이었을 테고 저는 이미 내려진 정답처럼 그 탈진 속에서도 무엇이라도 해내야 한다는 강박적인 허우적거림을 멈추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죠. P.59
예민하다는 말, 유별나다는 말, 특이하다는 말, 이상하다는 말. 상대방이 자신과 조금 다르다 싶을 때 너무도 쉽게 단정 짓는 말들이기도 하잖아요. 조금만 깊숙이 들여다보면 그 사람의 말과 행동을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누군가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어쩌면 가장 번거롭고 불편한 일이기도 해서 좀처럼 쉽게 시도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아요. 분주하게 살다 보면 마음의 여유가 점점 사라져서 나 자신만 챙기기에 급급해지니까요. 그래서 상대방을 자기 기준대로 편리하게 단정 지어야만 다가올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P76
지금은 엄마에게 투정 부릴 수밖에 없었지요. 지금은 내가 어떤 선택을 하는 게 좋을까요. 원래 스스로 알아서 잘해왔지만 이번에는 그게 잘 안되서 이런 안색으로 엄마를 찾아왔는데. 행복한 길을 가라고 이미 예전에 말해줬지만 그래도 나는 이제 세상을 모르지 않는 사람이라 현실이 너무 두려워요. 엄마의 얼굴을 바라보며 속으로 계속 말을 건넸습니다. 엄마도 정답만을 달라는 제가 조금 괘씸할까요. 엄마도 알겠죠. 답은 이미 제 안에 있다는 걸. 다만 직면해야 할 차례라는 걸. P.112
휴게소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언제 다시 출발할지는 그다음에 생각해볼 것. 의무나 부담이 아닌 열망과 취향으로 휴식을 채워볼 것. 감기에 걸린 마음을 인정하고 자극 대신 다정한 포옹을 줄 것. 사회적인 나이와 통념 대신 온전한 나로서만 살아볼 것. 내가 좋아하고, 내가 잘하고 싶고, 나를 뜨겁게 하는 것들을 되찾을 것. 어른의 꿈 따위는 비웃음을 사는 세상에서 다시 한번 꿈을 향해 몸을 던져 볼 것. 현재를 미래를 위한 희생양으로만 삼지 않을 것. 목표를 높게 세울지라도 그곳까지 가는 주변의 풍경을 충분히 둘러보며 만끽할 것. 최악을 생각만 하지 말고 차라리 최악이 되어볼 것. 그리고 다시는 남들의 소식에 흔들리며 자신을 착취하지 않을 것. P.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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