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회사로부터의 갑작스러운 해고.
해운대 바다 청소 노동이라는 새로운 여정.
그리고 그 속에서 그림을 포기한 한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림 회복기.
<새벽 바다는 고요하지 않다>는 4개월 동안 한 번도 쉬지 않고 매주 한 편의 에세이와 만화를 통해 뉴스레터로 발행한 글을 모아 책으로 엮었다. 게임회사에서의 해고, 실패해버린 캐릭터 문구 창업, 그리고 일러스트레이터에게 목숨과도 같은 손목 건강 문제로 수술까지 연이어 닥친 상황 가운데, 결국 저자는 일러스트레이터라는 직업을 포기하고 다른 직업을 찾기 위해 방황한다.
하지만 1인분의 생계를 책임지기에 급급한 저자에게 오랜 방황은 허락되지 않고, 결국 공공근로 중 하나인 해운대 바다 청소 노동자로 3개월 동안 일을 시작하게 된다.
새벽 바다에서 노동하는 삶을 경험하면서 저자는 결코 새벽 바다가 고요하지 않음을 알게 된다. 부서지는 파도, 내리치는 천둥번개, 거친 바람 소리, 그리고 그 속에서 움직이는 그림자 같은 청소 노동자. 새벽 바다를 달리는 청소 노동자의 경험을 통해 평안해 보이는 모든 사람들의 삶은 결코 고요하지 않음을, 그리고 자신의 내면도 결코 고요하지 않다는 내면을 인정하게 되면서 회복이 시작된다.
저자 소개
은수
지방에서 창작하는 작가이자 가족, 그리고 앵무새와 함께 살고 있는 캥거루족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이다. 부산에서도 온전히 창작하는 삶을 꿈꾸며, 지방에서의 창작자들의 이야기와 삶을 인스타툰으로 표현하고 있다. 현재는 회사에서 일하면서도 프리랜서로서의 삶을 꿈꾸며, 회사 업무와 개인 창작을 오가며 열정적으로 창작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창작자로서 고민과 생각, 일상을 그림과 이야기로 기록하여 사람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열망을 가지고 있다.
책속의 문장
2년 전 나는 나의 직업이었던 그림을 그만 두기로 작정했다. 회사에도 잘리고, 캐릭터 문구 창업에도 실패하고, 그러다가 손목에 결절종이 생겨 수술을 하게 되었다. 불행은 왜 하나만 찾아오지 않을까. 그저 불행 하나인 줄 알고 끄집어 올렸더니 줄줄이 물 위로 엮어 올라왔다. 그 불행들을 겪고 나니 그림이 질려버렸다. 이미 그림 그리기가 즐겁지 않은지 4-5년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림 그리는 것에 그 어떤 뿌듯함도 성취감도 행복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행위였을 뿐이었다. -’들어가며 : 뉴스레터를 시작하다’ 중에서
해안을 덮은 그 수많은 쓰레기들이 행인들의 눈에 띄지 않는 이유는 고요 속에 그림자처럼 움직여 준 청소 노동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2개월 동안의 힘든 노동 속에 배운 것이 있었다. 내가 이유 없는 편리함을 누렸다는 것은 내가 없는 시간들 속에 항상 노동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매달 200만 원이 조금 넘는 최저 시급을 받으며 나는 고요 속 그림자 노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EP. 1 새벽 바다는 고요하지 않다’중에서
일러스트를 창작하고 문구를 디자인하고 직접 온라인숍에서 판매하는 일은 매우 행복하고 즐거웠다.
회사에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는 평안.
원하지 않는 사람들과 한 팀으로 일하지 않아도 된다는 평안.
아침, 만원의 버스 안에서 사람들과 치이며 억지로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는 평안.
싫어하는 그림을 그리지 않아도 되는 평안.
창업했던 2년의 삶 속에 늘 평안은 존재했다. 고요한 새벽 바다와 같았던 평안은 위태로운 삶을 기워 만든 작은 조각배 같았다. 작은 물결에도 쉽사리 휩쓸리는 작은 조각배를 평안이라 쉽게 부를 수 없었다. -’EP. 4 작은 물결에도 휩쓸리고 마는’중에서
그 이후로 세상은 조금씩 변화했다. 페미니즘 물결이 일어나고 그 물결과 함께 나도 변화하기 시작하였다. 첫 회식 때의 발언들은 성희롱 발언이었으며, 타인에게는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성인지 감수성이 떨어지는 발언이라고 인지했다. 그 사건 이후 나 자신에게 잘못을 돌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끊임없이 그 자리에서 불쾌감을 표현했어야 했다고. 되뇌이고 되뇌이며 결국 스스로를 괴롭히는 나날들을 지냈었다. 첫 회사를 퇴사한 후 여러 게임회사를 전전하였다. 하지만 어디서든 여성으로서 겪는 성차별적인 사건은 끊이지 않았다. 여성 혐오 사건들을 몸소 겪어가면서, 성차별적인 불쾌한 발언에는 웃지 않는 사람이 되자, 적어도 같이 웃어넘겨 별것 아닌 일로 만들지는 말자고 다짐하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다른 회사에서도 잘 웃지 않는 ‘꽃’ 같지 않은 여자 직원으로 계속 평가받게 되었다. -’EP. 5 세상을 살아가는 여성들’중에서
게임 회사로부터의 갑작스러운 해고.
해운대 바다 청소 노동이라는 새로운 여정.
그리고 그 속에서 그림을 포기한 한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림 회복기.
<새벽 바다는 고요하지 않다>는 4개월 동안 한 번도 쉬지 않고 매주 한 편의 에세이와 만화를 통해 뉴스레터로 발행한 글을 모아 책으로 엮었다. 게임회사에서의 해고, 실패해버린 캐릭터 문구 창업, 그리고 일러스트레이터에게 목숨과도 같은 손목 건강 문제로 수술까지 연이어 닥친 상황 가운데, 결국 저자는 일러스트레이터라는 직업을 포기하고 다른 직업을 찾기 위해 방황한다.
하지만 1인분의 생계를 책임지기에 급급한 저자에게 오랜 방황은 허락되지 않고, 결국 공공근로 중 하나인 해운대 바다 청소 노동자로 3개월 동안 일을 시작하게 된다.
새벽 바다에서 노동하는 삶을 경험하면서 저자는 결코 새벽 바다가 고요하지 않음을 알게 된다. 부서지는 파도, 내리치는 천둥번개, 거친 바람 소리, 그리고 그 속에서 움직이는 그림자 같은 청소 노동자. 새벽 바다를 달리는 청소 노동자의 경험을 통해 평안해 보이는 모든 사람들의 삶은 결코 고요하지 않음을, 그리고 자신의 내면도 결코 고요하지 않다는 내면을 인정하게 되면서 회복이 시작된다.
저자 소개
은수
지방에서 창작하는 작가이자 가족, 그리고 앵무새와 함께 살고 있는 캥거루족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이다. 부산에서도 온전히 창작하는 삶을 꿈꾸며, 지방에서의 창작자들의 이야기와 삶을 인스타툰으로 표현하고 있다. 현재는 회사에서 일하면서도 프리랜서로서의 삶을 꿈꾸며, 회사 업무와 개인 창작을 오가며 열정적으로 창작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창작자로서 고민과 생각, 일상을 그림과 이야기로 기록하여 사람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열망을 가지고 있다.
책속의 문장
2년 전 나는 나의 직업이었던 그림을 그만 두기로 작정했다. 회사에도 잘리고, 캐릭터 문구 창업에도 실패하고, 그러다가 손목에 결절종이 생겨 수술을 하게 되었다. 불행은 왜 하나만 찾아오지 않을까. 그저 불행 하나인 줄 알고 끄집어 올렸더니 줄줄이 물 위로 엮어 올라왔다. 그 불행들을 겪고 나니 그림이 질려버렸다. 이미 그림 그리기가 즐겁지 않은지 4-5년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림 그리는 것에 그 어떤 뿌듯함도 성취감도 행복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행위였을 뿐이었다. -’들어가며 : 뉴스레터를 시작하다’ 중에서
해안을 덮은 그 수많은 쓰레기들이 행인들의 눈에 띄지 않는 이유는 고요 속에 그림자처럼 움직여 준 청소 노동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2개월 동안의 힘든 노동 속에 배운 것이 있었다. 내가 이유 없는 편리함을 누렸다는 것은 내가 없는 시간들 속에 항상 노동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매달 200만 원이 조금 넘는 최저 시급을 받으며 나는 고요 속 그림자 노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EP. 1 새벽 바다는 고요하지 않다’중에서
일러스트를 창작하고 문구를 디자인하고 직접 온라인숍에서 판매하는 일은 매우 행복하고 즐거웠다.
회사에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는 평안.
원하지 않는 사람들과 한 팀으로 일하지 않아도 된다는 평안.
아침, 만원의 버스 안에서 사람들과 치이며 억지로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는 평안.
싫어하는 그림을 그리지 않아도 되는 평안.
창업했던 2년의 삶 속에 늘 평안은 존재했다. 고요한 새벽 바다와 같았던 평안은 위태로운 삶을 기워 만든 작은 조각배 같았다. 작은 물결에도 쉽사리 휩쓸리는 작은 조각배를 평안이라 쉽게 부를 수 없었다. -’EP. 4 작은 물결에도 휩쓸리고 마는’중에서
그 이후로 세상은 조금씩 변화했다. 페미니즘 물결이 일어나고 그 물결과 함께 나도 변화하기 시작하였다. 첫 회식 때의 발언들은 성희롱 발언이었으며, 타인에게는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성인지 감수성이 떨어지는 발언이라고 인지했다. 그 사건 이후 나 자신에게 잘못을 돌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끊임없이 그 자리에서 불쾌감을 표현했어야 했다고. 되뇌이고 되뇌이며 결국 스스로를 괴롭히는 나날들을 지냈었다. 첫 회사를 퇴사한 후 여러 게임회사를 전전하였다. 하지만 어디서든 여성으로서 겪는 성차별적인 사건은 끊이지 않았다. 여성 혐오 사건들을 몸소 겪어가면서, 성차별적인 불쾌한 발언에는 웃지 않는 사람이 되자, 적어도 같이 웃어넘겨 별것 아닌 일로 만들지는 말자고 다짐하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다른 회사에서도 잘 웃지 않는 ‘꽃’ 같지 않은 여자 직원으로 계속 평가받게 되었다. -’EP. 5 세상을 살아가는 여성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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