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남자라면, 이 모든 피와 아픔이 애초부터 없었다면, 나는 얼마나 더 생산적이고 밝고 건강한 사람이 되었을까.”
평생 극심한 월경통을 앓아온 저자는 나이 마흔을 맞이하여 보다 나은 삶을 향해 적극적인 걸음을 내딛기로 한다. 예상되는 부작용을 각오하고 미레나 시술을 받기로 마음먹은 이유다. 미레나 시술을 결정하기까지의 과정, 저자가 겪어온 다양한 월경 도구, 미레나 시술 후 몸의 변화 등이 생생히 기록되어 있다. 이 책에는 비슷한 고민과 고통을 지고 있는 한 명의 여성에게라도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연대의 마음이 담겨 있다.
윤준가
주로 다른 이의 글을 다듬고, 종종 내 글을 쓴다. 아주 드물게 그림을 그리는데, 장래희망이 그림책 할머니라서다. 현재 가장 가까운 목표는 그림책 완성과 개 입양이다.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하다가 프리랜서가 됐고 출판사 말랑북스를 운영한다. 제8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대상 수상, ≪대체로 가난해서≫, ≪바다로 가자≫, ≪Bones and flesh≫, ≪파는 손글씨≫, ≪한동리 봄여름≫, ≪우정보다는 가까운≫을 쓰거나 엮었으며 ≪엄마가 알려준다≫, ≪밥상 위의 숟가락≫을 발행했다.
책속의 문장
다음 세대의 여성들 앞에는 분명히 더 많은 선택지가 놓일 것이다. 남몰래 배를 싸안고 아픔을 참아야 하는 사람도 줄어들 것이다. 내 뒤의 여성 한 명이라도 덜 아프기를 바라는 마음, 어떤 이는 이 마음을 인류애나 공감, 혹은 기록욕으로 여길 수 있겠지만 나는 이 마음을 페미니즘이라 부르고 싶다. -7쪽
여기서 조금 이상한 점이 있는데, 미레나를 삽입할 때 의료보험 적용을 받으려면 피임의 목적이 아닌 월경통 경감 목적으로 시술을 해야 한다. 피임 기구로 개발된 의료기기인데 원래 목적으로 시술을 받으면 더 많은 돈을 내야 한다니, 아무래도 이해가 잘 안 되지만 제도가 그렇게 되어 있다고 하니 별 수 없다. -14쪽
‘디지털 타입’ 탐폰이라는 것도 있는데, 플라스틱이나 종이로 만들어진 애플리케이터가 없이 오로지 비닐로 싸인 탐폰만 있는 형태다. 비닐을 벗겨 자신의 손을 이용해 탐폰을 질 속에 밀어 넣는다. 플라스틱 어플리케이터를 쓰지 않으니 보다 친환경적이고 가격도 저렴하고 손가락보다 작은 탐폰만 딱 들어 있으니 휴대나 보관이 간편하다. 하지만 넣기 전에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하고, 애플리케이터가 없는 타입에 비해서 다리를 넓게 벌려야 하니 외출 시 사용하기에 조금 불편한 점은 있다. -31쪽
통증과 출혈이 있지만 이 정도야 당연히 각오했고 못 참을 정도도 아니었다. 들어간 미레나가 밀려 나오지도 않았고 앞으로 3개월 동안 그냥 잘 지내기만 하면 될 거라 생각했다. 삽입 자체도 그다지 아프지 않았으니까 급기야 나는 ‘미레나 이거 뭐 껌이네’, ‘나 혹시 미레나 체질인 거 아냐?’, ‘이렇게 좋은 걸 왜 이제야 했지? 아쉽네’ 이런 생각까지 하며 들떠 있었다. -59쪽
자세히 파악해 보니 통증에도 패턴이 있는 것 같았다. 거의 매일 아프지만 배란통이 있을 법한 시기와 월경의 앞뒤, 그러니까 기존의 PMS 기간에 해당되는 시기에는 더욱 심한 통증이 찾아왔다. 자궁에 조금이라도 이벤트가 있으면 통증이 심해지는 것이 분명했다. -61쪽
“지금 여성분들 다들 난리예요. 심지어 완경됐던 분이 월경을 다시 시작한 경우도 있어요.”라고 했다. 어떤 중년 남성 의사는 내게 그 얘기를 하면서 재밌다는 듯 빙글빙글 웃었는데 얄미워서 그의 주먹코를 한번 꽉 꼬집어버리고 싶었다. 물론 실제로는 “네네” 하면서 얌전히 주사를 맞고 나왔지만. -70쪽
“내가 남자라면, 이 모든 피와 아픔이 애초부터 없었다면, 나는 얼마나 더 생산적이고 밝고 건강한 사람이 되었을까.”
평생 극심한 월경통을 앓아온 저자는 나이 마흔을 맞이하여 보다 나은 삶을 향해 적극적인 걸음을 내딛기로 한다. 예상되는 부작용을 각오하고 미레나 시술을 받기로 마음먹은 이유다. 미레나 시술을 결정하기까지의 과정, 저자가 겪어온 다양한 월경 도구, 미레나 시술 후 몸의 변화 등이 생생히 기록되어 있다. 이 책에는 비슷한 고민과 고통을 지고 있는 한 명의 여성에게라도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연대의 마음이 담겨 있다.
윤준가
주로 다른 이의 글을 다듬고, 종종 내 글을 쓴다. 아주 드물게 그림을 그리는데, 장래희망이 그림책 할머니라서다. 현재 가장 가까운 목표는 그림책 완성과 개 입양이다.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하다가 프리랜서가 됐고 출판사 말랑북스를 운영한다. 제8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대상 수상, ≪대체로 가난해서≫, ≪바다로 가자≫, ≪Bones and flesh≫, ≪파는 손글씨≫, ≪한동리 봄여름≫, ≪우정보다는 가까운≫을 쓰거나 엮었으며 ≪엄마가 알려준다≫, ≪밥상 위의 숟가락≫을 발행했다.
책속의 문장
다음 세대의 여성들 앞에는 분명히 더 많은 선택지가 놓일 것이다. 남몰래 배를 싸안고 아픔을 참아야 하는 사람도 줄어들 것이다. 내 뒤의 여성 한 명이라도 덜 아프기를 바라는 마음, 어떤 이는 이 마음을 인류애나 공감, 혹은 기록욕으로 여길 수 있겠지만 나는 이 마음을 페미니즘이라 부르고 싶다. -7쪽
여기서 조금 이상한 점이 있는데, 미레나를 삽입할 때 의료보험 적용을 받으려면 피임의 목적이 아닌 월경통 경감 목적으로 시술을 해야 한다. 피임 기구로 개발된 의료기기인데 원래 목적으로 시술을 받으면 더 많은 돈을 내야 한다니, 아무래도 이해가 잘 안 되지만 제도가 그렇게 되어 있다고 하니 별 수 없다. -14쪽
‘디지털 타입’ 탐폰이라는 것도 있는데, 플라스틱이나 종이로 만들어진 애플리케이터가 없이 오로지 비닐로 싸인 탐폰만 있는 형태다. 비닐을 벗겨 자신의 손을 이용해 탐폰을 질 속에 밀어 넣는다. 플라스틱 어플리케이터를 쓰지 않으니 보다 친환경적이고 가격도 저렴하고 손가락보다 작은 탐폰만 딱 들어 있으니 휴대나 보관이 간편하다. 하지만 넣기 전에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하고, 애플리케이터가 없는 타입에 비해서 다리를 넓게 벌려야 하니 외출 시 사용하기에 조금 불편한 점은 있다. -31쪽
통증과 출혈이 있지만 이 정도야 당연히 각오했고 못 참을 정도도 아니었다. 들어간 미레나가 밀려 나오지도 않았고 앞으로 3개월 동안 그냥 잘 지내기만 하면 될 거라 생각했다. 삽입 자체도 그다지 아프지 않았으니까 급기야 나는 ‘미레나 이거 뭐 껌이네’, ‘나 혹시 미레나 체질인 거 아냐?’, ‘이렇게 좋은 걸 왜 이제야 했지? 아쉽네’ 이런 생각까지 하며 들떠 있었다. -59쪽
자세히 파악해 보니 통증에도 패턴이 있는 것 같았다. 거의 매일 아프지만 배란통이 있을 법한 시기와 월경의 앞뒤, 그러니까 기존의 PMS 기간에 해당되는 시기에는 더욱 심한 통증이 찾아왔다. 자궁에 조금이라도 이벤트가 있으면 통증이 심해지는 것이 분명했다. -61쪽
“지금 여성분들 다들 난리예요. 심지어 완경됐던 분이 월경을 다시 시작한 경우도 있어요.”라고 했다. 어떤 중년 남성 의사는 내게 그 얘기를 하면서 재밌다는 듯 빙글빙글 웃었는데 얄미워서 그의 주먹코를 한번 꽉 꼬집어버리고 싶었다. 물론 실제로는 “네네” 하면서 얌전히 주사를 맞고 나왔지만. -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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