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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브로흐, 토마스 만, 프란츠 카프카와 더불어 현대 독일 문학의 기념비적 작가이자 “독일어로 쓰인 가장 훌륭한 작품”이라 평가받는 『특성 없는 남자』의 저자, 독보적인 문학 세계와 파격적이 서술 기법으로 오늘날까지 꾸준히 연구되는 문제적 소설가, 로베르트 무질의 연작 소설집.
데뷔작 『생도 퇴를레스의 혼란』, 필생의 대작이자 ‘20세기 최고의 독일 문학’으로 선정된 『특성 없는 남자』에 이르기까지, 무질은 ‘나 그리고 세계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일관되게 제기하며 현대 문명과 그 수라장 속에 자리한 인간 존재를 집요하게 궁구한다.
『세 여인』에 수록된 세 편의 작품 또한 동일한 주제 의식을 공유한다. 애초에 ‘연작’을 염두에 두고 쓴 작품들은 아니지만, 혼란과 불안에 시달리는 인간 군상을, 무질만의 독특한 문체와 서사 구조를 통해 보여 준다는 점에서 충분히 공통성을 지닌다.
로베르트 무질의 작품은, 마치 인생처럼 미리 답을 준비해 두지 않은 질문의 연속이다. 그는 명확한 해답을 들려주는 대신에 물음에 물음을 거듭한다. 책은 여기서 끝나지만, 이제 당신(독자)의 삶이 전혀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재촉하고 있다고, 일러 주려는 듯이.